외국인단체 "여수 화재는 '예견된 참사'"
(수원=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11일 오전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로 수용 외국인 27명이 숨지거나 다친 사고가 나자 이주민 관련단체들은 `예견된 참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 이주노동자공동대책위원회의 장혜진 법률팀장은 "보호소에 가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보호소 후생시설이 형편없어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면서 "보호소의 열악한 시설과 미흡한 안전관리는 일상적으로 접해온 얘기라서 이번 사고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안산이주민센터의 유성환 사무국장도 "보호소 내 이중 시건장치, 폭행 등 출입국관리사무소 보호시설의 인권침해는 지금까지 계속 제기됐던 문제"라며 "열악한 보호소 환경으로 미뤄볼 때 이번 여수 화재와 같은 사고는 언제든 터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 사무국장은 또 "특히 여수의 경우 밀입국이 많은 지역이지만 인근에 외국인지원센터가 없어 불법체류자 보호 시스템이 더욱 열악하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 수용시설 전체에 대한 일제 점검과 인권침해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노조'의 빠지만(필리핀 출신) 위원장은 "보호소에는 안전, 생활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화재 등 안전사고에 매우 취약하다"며 "이번 여수 사고와 같은 피해는 다른 보호소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주인권연대, 이주노조 등 이주노동자 단체 관계자 10여 명은 이르면 12일 중 여수 화재 현장을 찾아 가 자체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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