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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해저지명신청 '현실론'으로 가닥

입력 2007. 06. 08. 15:39 수정 2007. 06. 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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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우탁 조준형 기자 = 동해 해저지명 등재 문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해온 정부가 결국 `명분'과 `현실론' 사이에서 후자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우리 식 해저지명 14개 중 한.일이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해역에 위치한 울릉분지.이사부해산.한국해저간극.해오름해산 4곳의 지명은 일단 등록신청을 유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국시간 10일인 국제수로기구(IHO) 해저지명 소위원회 등록 신청 시한을 앞두고 우리 측 EEZ 안에 있다는데 이론이 없는 10개 해저지명에 대해 등록신청을 할 것인지 여부도 일단 등록시한 전까지 결정을 미뤘다.

독도-오키제도 중간선을 한.일 동해 EEZ 경계선으로 보고 있는 정부로서는 우리 EEZ 안에 위치한 우리 식 해저지명 14개를 등록하는 것이 당연한 권리라는게 기본 입장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대일 저자세 외교'라는 등의 비난 소지를 감수해가며 울릉분지 등 4개 지명에 대해 일단 신청 유보로 가닥을 잡은 것은 현실적으로 승산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장일치제를 원칙으로 하는 IHO 해저지명 소위에는 일본인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일본이 반대하는 해저지명은 물리적으로 등록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결국 한일 EEZ 경계획정이 안된 상태에서 울릉분지 등 4곳에 대해 우리식 해저지명을 등록신청할 경우 일본측 위원이 일본 EEZ 안에 포함된다는 주장과 함께 반대표를 던질 것이 뻔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더욱이 네 곳 중 울릉분지(쓰시마 분지)와 이사부 해산(순요퇴)의 경우 이미 일본 식 이름이 붙여져 있어 등록 신청시 지명 변경 신청을 해야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더 크다고 당국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 정부 소식통은 "IHO 관례상 이번에 등록신청을 했다가 일본 측 위원의 반대로 등재에 실패할 경우 다음 기회에 등재되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에 실패가 눈에 보이는 선택을 하는 것은 `맨땅에 헤딩'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일본과의 외교마찰 가능성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당초 지난 해 6월 열린 IHO 소위에서 한국식 해저지명을 등록할 계획이었으나 일본측이 독도주변 해양과학조사 카드로 `맞불'을 놓자 극한 대립을 피하기 위해 신청을 유보했다.

올해 또 한번 `현실론'을 택한 것 역시 현 상황에서 일본과 반목을 통해 쌓을 수 있는 `명분' 보다 일본과 협력해야할 부분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6자회담에서 한일간에 협력해야할 여지가 큰 점, 최근 양국이 조심스럽게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있는 점에서 일본의 도발을 불러올 카드를 택하는 것이 `악수'가 될 수 있음을 정부로서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정부는 조만간 최종 입장을 발표하면서 한국 EEZ 내에 존재하는 14개 해저지명에 대해 우리 식 지명을 붙이는 일은 우리의 정당한 권리로, 언제든 상황이 허락되면 재추진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lwt@yna.co.kr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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