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 댄스 분만법을 아시나요'

【뉴욕=뉴시스】

몬태나주 콜럼비아의 한 산부인과 분만실. 제니퍼 라이트씨는 의사와 남편, 그리고 벨리댄스 강사의 부축을 받고 있다. 강사는 그녀에게 엉덩이와 골반을 돌리는 동작을 반복해서 주입시키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일까.

미국의 예비엄마들에게 벨리댄스 분만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약물 투여나 운동 등 분만의 고통을 줄이는 기존의 방법대신 수중분만 등 여러 대체요법이 도입된 가운데 최근 등장한 벨리댄싱이 산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벨리댄스 분만법은 16개월전 나이아라는 이름의 임신한 벨리댄서가 DVD를 출시하면서 미국에 처음 소개됐다.

벨리댄스가 새로운 분만법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사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벨리댄스는 이집트 등 아랍권에서 원활한 분만을 위해 만들어진 춤이기때문.

영국의 인류학자인 셰일라 키칭거교수는 "벨리댄스가 탄생의 의식과 분만에서 기원한 것으로 사춘기 소녀들의 성인식을 축하하고 장차 원활한 출산을 돕기위해 배우는 춤"이라고 말했다.

벨리댄스는 골반의 회전운동으로 자궁수축에 따른 고통을 덜어주고 '쉼미(Shimmy)'라고 불리우는 좌우로 빠르게 흔드는 동작이 태아가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 또한 최종단계에는 몸 전체를 굽이치는'캐멀(Camel)'동작으로 아기를 출산하록 돕는다.

벨리댄스는1890년 시카고 세계박람회때 처음 미국에 상륙했다. 분만법으로 소문이 퍼진 것은 60년대 모로코 출신 벨리댄서가 뉴욕에서 처음 소개한 바 있고 20년후 보스턴 일대에 벨리댄스 분만 강좌가 마련되기도 했다.

무대의 벨리댄스와 분만실의 벨리댄스의 한가지 차이는 복장이다. 위스콘신의 한 벨리댄스 분만법 강사는 "임신부들이 부푼 배를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기때문에 전통적인 복장을 착용하는 대신 작은 동전들이 달린 벨트를 엉덩이에 두르게 한다"면서 "벨리댄스의 동작과 함께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 임신부들이 더욱 재미있게 배운다"고 소개했다.

벨리댄스 분만법 수강생인 수잔 스웨링겐씨는 "벨리 댄스를 배운후로 기분이 너무 좋고 분만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보스턴의 브리검여성병원의 조산사인 캐시 무어씨는 요즘 일부 환자들과 출산전문가들에게 벨리댄스를 가르치고 있다. 그녀는 자동차 번호판을 '벨리(Belly)'로 등록할만큼 벨리댄스 예찬론자이기도 하다.

역시 벨리댄싱 강사인 미셸 매니애치씨는 "아직 세계의 엄마들은 벨리댄스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면서 곧 개강할 자신의 클래스를 '출산 댄스'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창현특파원 rob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