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마사지걸' 발언.. 논란 확산

2007. 9. 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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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이른바 '마사지 걸'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한 중국음식점에서 주요 중앙일간지 편집국장 10여 명과 저녁식사를 하는 도중 '인생의 지혜'를 논하면서 "현지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선배는 마사지걸들이 있는 곳을 갈 경우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른다더라.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얼굴이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라며 마사지 걸들이 있는 곳에 갈 때 덜 예쁜 여자를 골라야 성심성의껏 서비스를 한다더라"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이 알려진 후 정치권과 여성계는 연일 논평을 내며 이 후보를 비판했다.

19일에는 청와대까지 나서 "실망을 넘어 충격이다. 차마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라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나 선호 여부를 떠나 국가적으로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고재순 균형인사비서관은 19일 청와대 브리핑에 '여성에 대한 기회의 의미를 알고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해명을 받아들인다 해도 용모를 기준으로 '일하는 여성'을 판단하는 여성비하적 발언의 본질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따졌다.

고 비서관은 "장소가 아니라 발언의 내용이 문제다"면서 "그것에 담긴 여성의 상품화, 대상화의 문제를 장소의 문제로 바꿔 적당히 넘어가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고 비서관은 "여성 문제에 대한 인식은 대통령 후보의 아주 중요한 자질"이라면서 "여성에 대한 뒤틀린 의식, 성에 대한 천박한 개념, 여성의 기회와 균등에 대한 그릇된 판단을 가진 사람이 나라를 이끌 때 한 나라의 여성정책은 암담해진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이날 서초동 법률구조공단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45년 전 우리 선배 이야기를 전한 것"이라며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는 것인데 그걸 직접 안 들은 사람들이 막 기사를 쓴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계·여성계의 비판에 대해서는 "내 이야기가 아니니까 문제삼지 말아 달라고 그래요"라며 "바로 알아달라 그거지"라고 덧붙였다.

대통합민주신당 이낙연 대변인은 이에 대해 "선배의 그런 선택법을 소개한 것도, 선배가 그런 선택법을 쓴 이유를 나름대로 해석한 것도, 그런 선택법도 '일종의 지혜'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이 후보"라며 "결국 문제의 발언은 이 후보의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 대변인이 '발 마사지였다'고 했다가 네티즌들의 핀잔만 듣더니, 지난 17일에는 한나라당 대변인실이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서 모두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가 웃음거리만 됐다"면서 "이 후보는 이렇게 저렇게 둘러대지 말고 자신의 잘못된 여성관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권대경기자 kwondk@newsis.com

박주연기자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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