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지적도전' 고대어 해독의 매력

2007. 10. 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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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랭귀지' / 앤드루 로빈슨 지음ㆍ최효은 옮김 / 이지북 발행ㆍ496쪽ㆍ1만2,000원

"고대어의 해독이란 사람을 매혹시키는 지적 도전 및 상상력의 도전이다. 해독은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 해독은 오늘날 세계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바꾸어 놓는다."(470쪽) 인간이 언어의 동물이라면, 문자는 그 요체다.

문자에는 그 사용자들의 정신세계가 함축돼 있다. 문자는 그래서 현존하지 않는 문명으로 가는 은밀한 통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네이쳐 등 권위지들은 수시로 고대문자에 대한 특집을 내, 독자의 관심에 부응하고 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 앤드루 로빈슨은 아직 다 해독되지 못한 고대 문자에서 인류의 진실을 본다. 책은 파라오의 목소리를 담은 이집트의 히에로글리프, 미노스왕의 미궁에 감춰진 그리스의 선상문자, 중앙아메리카 마야땅에 간직돼 고대 마법의 비의를 전하고 있는 마야문자 등 세계 3대의 고대 문자가 풀리는 과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섬세한 도판과 사진들이 독자를 흡인한다.

그러나 책의 대부분은 미해독 언어들에 바쳐져 있다. 수단의 메로에어, 이탈리아의 에트루리아 알파벳, 이란의 원 엘람어, 멕시코의 사포텍어와 파나마 지협어, 파키스탄의 인더스어, 크레타의 파이스토스어 등이 상세히 설명된다.

그것은 곧 거대하고도 정교한 미로찾기 작업이다. 이해 불가능한 정보들과 뒤죽박죽인데다가 일부만 맞고 일부는 사실이 아닌 여러 사람들의 의견은 물론 일단 취합해야 한다. 이어 인내와 논리, 해박한 지식에 기반한 추리와 연역을 통해 '숨은 질서'를 밝혀 내야 하는 것이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자료들이 시선을 끈다. 물기가 다 빠져 해골만 온전히 남은 자그레브 미라의 모습과 갖가지 문자들의 신비스런 모습 등 시각 자료만으로도 책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늘날 고문자의 해독 작업은 아예 미술의 한 부분으로 간주된다. 특히 멀티미디어 시대를 맞아, 사라진 문자들이 왜 현대 디자인의 매력적 자원이 되는지 책은 웅변한다.

지은이는 영국의 시사지 <타임스>가 발행하는 교양지 <타임 하이어>의 편집장으로, <천재 지변> <지구, 그 모양의 발견> 등 자연 교양서를 써 현지에서 인기 높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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