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씨'가 아이비를 사랑한 죄

2007. 11. 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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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기자수첩

김용호·문화부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내밀한 트러블은 당사자들만 안다. 본인이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양쪽의 주장을 모두 들어야 한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일방의 문제만으로 사건은 벌어질 수 없다.

인기스타 아이비(24)가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협박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핸드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돈을 요구한 유모(31)씨가 아이비 소속사의 신고로 경찰에 긴급체포돼 2일 구속수감됐다.

동시에 아이비가 소속된 팬텀엔터테인먼트의 정경문(44) 대표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유씨가) 헤어지자는 아이비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담뱃불로 위협하는 행동을 했다. (아이비 이름을 새긴) 문신을 지우는 비용으로 4500만원을 요구했다"는 등 피의자의 행각을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유씨가 왜 그 상태가 됐는 지는 "젊은 남녀의 애정행각을 소상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유씨가 개인홈페이지를 통해 파경의 원인으로 지목한 또다른 남자연예인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끊었다.

근본원인을 외면한 채 결과만 부각한 꼴이다. 유씨를 파렴치한으로 몰아붙이면서 반박의 여지를 차단했다.

이날 정 대표는 유씨 측근의 말을 받아 보도한 몇몇 언론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유씨의 측근은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들의 말을 받아 기사화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했다 "사건을 수사하는 재판부에 대한 모독일 수 있다"고까지 확대 해석했다.

실연의 상처 탓에 혼란스러웠을 수 있다. 그래도 유씨의 행동은 도가 지나쳤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물론 이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도 받는다.

그래도 유씨라는 개인을 향한 거대 연예기획사 팬텀의 대응은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정 대표는 현장의 기자들에게 "지혜롭게 기사를 써라"고 충고도 했다.

피해자인 아이비를 배려하자는 뜻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피의자에게도 보호받아야 할 인권은 있다. 정 대표는 "(유씨가) 유명 대기업 광고회사에 다녔고 (구제척인 내용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다 나온다"고 친절히 알려주기까지 했다.

유씨의 개인홈페이지는 이미 네티즌들의 분노 글로 도배가 된 상태다. "팬텀의 신속한 언론플레이에 당했다"는 유씨 주변인들의 호소는 이 속에 묻혀버렸다.

유씨의 해명을 들을 수 있을까. 구속된 처지이지만 유씨도 정 대표의 회견 내용을 듣는다면 해야 할 말이 많을 것이다. y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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