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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입은 독사 '사이코패스' 정체를 벗긴다

입력 2007. 11. 04. 08:03 수정 2007. 11. 0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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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으로 간 사이코패스'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거짓말, 교묘한 조정, 속임수, 자기중심주의, 냉정함, 그밖의 잠재적 파괴성에 뿌리를 둔 인격장애…."

정신병리학에서 다루는 인격장애 증세를 가진 사람들, 즉 사이코패스(psycho-pathㆍ정신질환자)의 특성이다.

만약 이들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비칠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대단한 카리스마나 리더십을 가진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거짓말과 속임수에 능해 겉이 화려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잘 조종할 줄 안다. 이런 모습을 본 보통 사람들은 그의 정체를 모른채 뭔가 대단한 것이라도 있는 사람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외모나 학력, 말 솜씨 등 포장이 중요한 한국사회에서, 더더욱 검증 절차마저 허술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본색이 탄로나지 않는한 유망한 인물로 주목받는다.

만약 이런 사람과 같은 직장에 다닌다면? 그가 사이코패스인지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조직의 신임을 받고 있다면?

산업ㆍ조직 분야 심리학자인 폴 바비악, 범죄심리학자 로버트 D. 헤어가 함께 쓴 '직장으로 간 사이코패스'(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는 이런 질문을 던진뒤 어떻게 하면 사이코패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가를 설명한다.

두 저자는 사이코패스가 동료나 선배를 제치고 승승장구하는 엘리트 사원이거나 촉망받는 임원인 경우가 많다고 알려준다.

두 저자가 장차 이사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200여명을 대상으로 사이코패스 가능성을 진단한 결과, 3.5%가 사이코패스로 드러났다.

사이코패스는 양심이란 게 없으며 동정심이나 죄의식을 느낄 줄 모른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할 줄 알지 다른 사람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런 성향의 사람에 대해 '다만 까다로운 사람이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저자들은 사이코패스는 어떤 목적을 위해 구조적인 조직화를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며 책임감도 없다고 말한다.

사이코패스는 또 인간관계에서 허풍을 떤다. 단물을 다 빨아먹어 이제 더는 상대방이 쓸모가 없어지면 그를 버리고 떠난다.

최고경영진들은 때로는 사이코패스가 '깡패 행동'을 해도 강력한 관리 방식이라며 박수를 친다. 사이코패스의 정체를 알 길 없는 간부들은 그가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가벼운 처벌을 내리고 만다.

저자들은 사이코패스는 양복 입은 독사이자 사회적 카멜레온이며, 먹이로 삼을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이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인간 포식자'라고 비유했다.

추천사를 쓴 경찰대학 표창원 교수는 "화려하고 번지르르한 외모와 막힘없는 말솜씨, 텔레비전 화면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연기력에 가짜 졸업장과 조작된 경력, 거짓말로 점철된 인생 역정을 무기삼아 유력인사의 품을 파고 든 학계, 정계, 관계, 예술계, 방송계의 노른자위를 차지했던 사람들로 인해 얼마나 사회가 시끄러웠는가"라며 "이 책은 사이코패스가 풍기는 묘한 매력에 빠져들어 검증도구와 이성이 울리는 적신호를 무시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적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466쪽. 1만4천800원.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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