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땅, 개성공단]"개성공단은 남북경제공동체의 밑거름"

2007. 11. 2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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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공사사장 김재현, 개성공단 1차 사업 마무리, 사업 완공된 개성은 동북아 거점도시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현 토지공사사장은 재임명이 확실시되고 있다. 공기업 사장이 연임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재현 사장도 연임을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토공은 물론 정부 관계자들도 그가 연임될 수밖에 없음을 모두 수긍한다. 김재현 사장은 남북경제협력의 실무 책임자다. 남북 평화경제체제의 핵심인 개성공단 조성의 책임을 맡고 있는 김재현 사장에게 개성공단 사업의 진척상황, 제2단계 사업 계획 등에 대해 물어봤다.

1차 개성공단 개발 사업이 마무리됐는데 사업의 주체로서 평가한다면.

"사업 시행 초기만 해도 눈앞이 막막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죠. 지금 개성공단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 산업단지와 인프라, 투자여건 무엇이든 자신 있어요. 개성공단은 우리 민족이 함께 힘을 모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역사적 산물입니다. 특히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의 성공적 수행은 남북의 화해협력과 공동번영, 그리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통한 경제공동체 건설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뜻 깊고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죠."

개성공단 사업이 진정한 의미에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개성공단은 중무장한 군사요충지역을 남북공동의 산업단지로 바꾼 것입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군사적 신뢰를 조성하고 긴장을 완화시켜 한반도 평화 안정에 기여했다는 측면에서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치·사회적으로도 성공적인 남북경협사업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의 개혁·개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북한은 결국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게 될 것입니다."

곧 착수할 제2차 공단개발 계획의 중점사업을 설명해달라.

"개성공단 2단계는 개발 계획상 총 825만㎡지만 봉동 밀집 취락지 및 급경사지(산지) 등을 제외하면 개발할 수 있는 면적은 660만㎡ 정도입니다. 이곳에 골프장·KBS 촬영장 등 관광구역(165만㎡)과 상업·생활구역(99만㎡) 등을 제외하면 실제 산업단지 개발 면적은 397만㎡입니다. 2단계 개발면적 661만㎡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수요, 편익 및 지원시설 등을 감안하여 생산시설용지, 주거 및 상업·업무단지, 레저시설용지 등을 합리적으로 배치할 예정입니다. 또한 유치 업종은 노동력 공급문제, 전략물자 반입 문제 등을 고려하여 노동집약형 산업보다는 합성수지, 원사 등 재료형 산업과 기계·전기·전자 부품산업 등 기술집약형 산업 중심으로 유치할 것입니다. 2단계 사업은 연내 측량 및 토질조사에 착수하여 2008년에 기본계획과 설계에 들어가고 2008년 말 또는 2009년에 공사에 착수, 2011년 이후에는 공장입주와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최근의 남북총리회담에서 3통 문제와 관련하여 큰 진전이 있었는데.

"통신 확대와 통행·통관 절차의 간소화는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의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이 숙원이 곧 풀릴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는 평일 편도 기준으로 하루 23회만 통행할 수 있었어요. 그것도 아침 8시 30분에서 오후 7시 40분까지(동절기 오전 9시~오후 5시)만 가능합니다. 남북총리회담에서 통행을 오전 7시부터 밤 22시까지 하루 15시간 범위 내에서 편리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점차 확대해나가기로 합의했더군요. 통신 확충과 관련해서는 올해에 유선통신을 1만 회선으로 확대하기 위해 개성공단 통신센터를 착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통관 절차 개선과 관련해서도 통관업무의 신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물류하치장 건설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고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통관문제도 진전이 있었는데요, 종전에는 북측 세관원이 일일이 기업들을 돌아다니며 화물검사를 했어요. 앞으로는 통관장을 겸한 물류하치장에서 선별검사 방식으로 전환하게 될 것입니다. 그에 따라 기업들의 비용 절감과 편의 증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략물자의 북한 반입 문제도 개성공단사업의 복병인데.

"북·미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게 대전제입니다. 우리 공사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북측을 지속적으로 설득하여 국제사회와 긍정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와 공조할 수 있는 틀을 만들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내 인력수급에 문제가 적지 않다고 들었다.

"이번 남북총리회담에서도 근로인력의 적기보장, 숙소건설 협력, 출퇴근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1단계로 입주기업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근로인력 보장 및 숙소건설에 협력하기로 하고 개성공단과 평양-개성 간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등 통근도로를 신설하고 경의선을 이용한 통근열차 운행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근로자 숙소문제의 경우, 북측과 우리 중소기업들의 여건을 고려하여 적절한 정부 지원과 향후 회수방안을 검토할 것입니다. 또한 통근열차 운행과 통근도로를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철도·도로 관계자와 개성공단과의 실무접촉 등을 통해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진한 대기업 진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개성공업지구 내의 산업단지 규모는 2640만㎢으로 1단계는 중소기업 중심의 노동집약적 경공업 부문, 2단계는 기술집약적 제조업 부문, 3단계는 지식기반제조업 및 R&D 산업부문 위주의 유치 계획이 수립되어 있습니다. 이는 전략적 고려에 따른 것입니다.

1단계 내에도 개성공단의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고, 연관 업체의 개성공단 입주를 유인하는 등 파급 효과를 도모하고자 6필지를 선도기업 유치용지로 지정하여 중견 기업과 대기업의 입주를 유도했습니다. 그 결과 개성공단 1단계 2차 분양에서 (주)동원에프엔비를 포함하여 5개 중견기업과 계약했습니다. 또한 개성공단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제적 인지도를 향상시켜 유리한 투자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자 외국기업유치용지 6필지를 별도로 마련했으며, 이중 절반이 분양됐습니다.

최근 화물철도 개통, 3통 문제 해결의 진전, 북한의 테러지원국가 지정 해제 움직임 등 대북 투자 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2단계에서는 더 많은 대기업이 입주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에선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노임을 지불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시스템 미비로 현재 임금 지불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제정·공포한 개성공업지구 관련 규정에 따라 입주기업이 근로자에게 지불해야 한다고 북한 당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문화 시책비를 공제하고 북한 화폐와 생활필수품 구입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금 지불을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여건이 마련되면 완전한 임금 지불을 이행하겠다는 다짐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도 개방화 초기에 경험한 적이 있으며, 개성공단의 금융시스템 개선과 더불어 임금 지불이 조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대부분 적자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

"입주기업협의회가 지난 7월, 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기시설 투자금액에 대한 감가상각비용을 적용했음에도 5개 기업은 당기순이익이 발생했습니다. 또 기타 기업은 당기 결손금이 발생했으나 향후 1~2년 내에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경영여건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대부분 2005년에 가동을 시작하여 본격적인 가동단계에 들어선 지는 2년여에 불과하며, 제조업 특성상 초기 설비투자비가 회계 처리에 반영되어 공장 가동 초기에는 부채비율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기업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시간이 경과하면 부채비율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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