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땅, 개성공단]왕건의 통일 의지를 잇는 개성공단

2007. 11. 2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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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은 1000년 전 고려 태조 왕건이 도읍지로 정한 곳이다. 수도 택지는 목적을 갖는다. 즉 국가 창업과 왕조 수성의 이념을 반영한다. 개성 천도는 곧 왕건의 후삼국 통일 의지를 담고 있다.

1000년 뒤의 개성은 남북 경협의 첫 실험장이 되었다. 4년여 전 황무지 맨땅에서 시작한 개성공단 사업이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1차 사업이 완공된 현재 330만㎡에 아파트형 공장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여기에는 남한 기술자 800여 명과 북한 노동자 1만9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의 실체인 것이다. 남한은 기술과 자본을 투자하고 북한은 노동과 토지를 제공한다. 남한은 개성공단에서 산업의 경쟁력을 얻는다면 북한은 경제회생의 기반을 다진다.

물론 개성이 남북협력의 산업전진기지라는 의미만 갖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1000년 전 왕건이 수도 이전에서 보여주려고 한 의지가 재연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개성공단이 곧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 그 통일 의미는 더욱 실감난다. 개성공단 건설현장 그리고 입주 공장 안에서 남한의 기술자와 북한의 노동자는 함께 호흡한다. 그들은 서로 말이 통한다. 아니 눈빛도 통한다. 적어도 일의 현장에선 남과 북이 없다. 이념도 사상도 끼어들 틈이 없다. 눈빛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남북 일꾼들은 단순히 경제공동체 구성원이 아니다. 민족공동체의 일원이다.

개성에선 새로운 패러다임이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남·북의 '이질성'을 인정함으로써 하나를 만들어가는 시대정신이다. 개성 일꾼들이 '~ 때문에 안 된다'가 아니라 '~임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는 신화를 만들어가는 역군이다. 그들의 땀방울이 민족 공생·공존·통일의 밑거름이 될 것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개성의 평화경제 지형은 곧 해주로, 신의주로 더욱 확장될 것이다. 결국에는 남북통일까지.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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