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첫 회부터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 일어킨 '파워리뷰'가 '소비자 생생 평가, 파워브랜드'로 다시한번 업그레이드 됩니다. 깐깐하게 비교하여 적나라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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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 싱글족, 레저-캠핑족 등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즉석밥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1996년 12월 CJ '햇반'이 첫 출시된 이후 팽창을 거듭한 즉석밥 시장은 2007년 12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 즉석밥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2002년 농심 '따끈따끈 햅쌀밥', 2004년 오뚜기 '오뚜기밥'에 이어 올해 6월 동원F&B '쎈쿡'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됐고, 지난 10월 이마트가 자체 PB(Private Brand) 상품으로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을 내놓은 직후 시장은 전에 없이 달아올랐다. 이마트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왕후의밥, 햇반 눌렀다'류의 기사가 봇물처럼 쏟아졌는가 하면, 11월 말엔 반격이라도 하듯 '햇반 아성, 끄떡 없다'는 논조의 기사가 쏟아졌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즉석밥 시장 점유율은 CJ '햇반' 72.5%, 오뚜기 '오뚜기밥' 14.3%, 농심 '햅쌀밥' 8.9%, 동원 '쎈쿡' 4.0%를 기록했다.(그래픽 참조)
이번주 '파워브랜드:즉석밥' 편은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햇반', 지난 7월 이후 농심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업계 2위로 뛰어오른 '오뚜기밥', 그리고 유통가 PB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왕후의밥'을 비교 대상으로 결정했다. '왕후의밥'은 동원 '쎈쿡'과 패키지와 가격만 다를 뿐 동일한 제품이다.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 블로그 세계)에서 프로 못지 않은 전문성과 예리한 품평기로 인정받고 있는 3인의 식도락 부문 파워블로거들에게 깐깐한 감정을 의뢰했다. ▶밥향 ▶윤기 ▶식감 ▶종합 4가지 항목으로 세분화해 별점(5개 만점)을 매겼으며, '라면에 말아먹기' '데우지 않고 먹어보기'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최고의 즉석밥을 선정했다. 밥 고유의 향에서는 '왕후의밥'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윤기'와 '식감'에서는 '햇반'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종합평가에서는 3명 중 2명이 '왕후의밥'에, 1명이 '오뚜기밥'에 최고점을 줬다. 전체적으로 고른 평점을 받은 '햇반'은 3명 모두 2위로 꼽아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즉석밥=햇반'으로 통할 만큼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에 비해서는 다소 미진한 결과로 아쉬움을 남겼다.
< 전영지 기자 scblog.chosun.com/sky4us>
'먹는언니'의 즉석밥 실험실 |
실험1. 즉석밥 그냥 퍼먹기
전자레인지나 뜨거운 물이 없을 때 '비상식량'으로 가정하고 그냥 먹어봤다.
▶햇반:
가장 딱딱하다. 3층밥 윗부분을 먹는 기분이랄까?
▶오뚜기밥:
약간 푸석푸석한 느낌과 밥 고유의 향이 느껴진다.
▶왕후의밥: 입안에 들어가자마자 흩어진다.
실험2. 라면에 말아 불려 먹어보기
밥 말아먹으면 맛있는 라면이 있듯, 라면에 말았을 때 맛있는 밥도 있을 터. 끓인 라면에 데우지 않은 즉석밥을 말아봤다.
▶햇반:
생쌀처럼 딱딱한 느낌.
▶오뚜기밥:
햇반보다는 덜 딱딱하지만 약간 딱딱. 입에 넣었을 때 밥향이 번진다.
▶왕후의밥:
밥알이 흩어진다. 타사 제품에 비해 부드럽다.
'왕후의밥' 신선한 밥냄새 으뜸 |
▶편의점을 애용하는 직장인들에게
라면에 데운 즉석밥을 말아먹을 때는, '햇반'이나 '오뚜기밥'이 좋다. '왕후의밥'은 수분함량이 높아 국물에 말았을 때, 덩어리진 부분이 남을 뿐 아니라, 쫄깃한 식감이 덜하다. 하지만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않고 말아먹을 때는 '왕후의밥'이 훨씬 빨리 부드러워진다.
▶야외나 레저활동 중 밥이 필요할 때
전자레인지가 없는 야외에서는 부드러운 '왕후의밥'을 권하고 싶다. '오뚜기밥'이나 '햇반'을 데우지 않고 먹을 경우, 마치 베타화돼 노화된 전분을 섭취하듯이 쌀알이 똑똑 끊어지는 불쾌한 식감을 준다. 굳은 떡의 식감과 비슷하기 때문에 소화도 잘 안 될 듯.
라이프-생활-경제-레저-여행-경마-뉴스큰 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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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의 맛있는 컬처 레시피(http://bildtext.egloos.com)' 운영, '런~의 맛있는 컬처 레시피' 저자, 서강대 독어독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서강대 등 강사 역임, 한-양식 조리사 자격증 보유.
즉석밥을 애용하는 사람들의 가장 흔한 불평 중 하나는 소위 '물냄새' 비슷한 게 난다는 것이다. 3사의 즉석밥을 의뢰받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물냄새'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햇반'과 '오뚜기밥'의 비닐 포장을 뜯어 냄새를 맡자마자 가공 제품 특유의 소독 냄새와 유사한 물냄새가 어렴풋이 풍겼다. 하지만 '왕후의밥' 포장을 뜯자 묘하게도 집에서 갓 지은 신선한 밥냄새가 후각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왕후의밥'은 윤기면에서 '오뚜기밥'과 '햇반'에 뒤처진다. '오뚜기밥'과 '햇반'은 윤기가 잘잘 흐르고 딱 적당한 수분 상태의 쫄깃함이 강점. 또 '왕후의밥'은 쌀알이 작고 일반 가정집에서 먹는 쌀과 유사한 형태인 반면 '오뚜기밥'과 '햇반'은 쌀이 좀 길쭉한 편이다. '오뚜기밥'과 '햇반'은 물냄새를 잘 느끼지 못하되 쫄깃한 식감과 매끈한 윤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왕후의밥'은 부드럽고 촉촉하면서 집에서 한 밥의 구수한 향기와 모양새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권한다. 매끈하고 세련됐지만 인공적인 냄새가 나는 '오뚜기밥'이나 '햇반'에 비해 '왕후의밥'은 정감 어리다. 즉석제품에서 홈메이드의 느낌을 충족시키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제품.
'햇반' 쫀득함이 가장 큰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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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언니의 푸드플레이(www.foodsister.net)' 운영, 네이버 '행복한점심' 카페지기, 포털 다음 여행-맛집 노하우 UCC 고수
즉석밥의 컨셉트는 그야말로 유사시에 먹을 수 있는 밥이다. 밥통에 밥이 없을 때. 밥 해 먹을 의지가 없는 싱글이거나, 여행 가서 간단하게 밥을 먹을 때. 천재지변으로 인해 제대로 밥을 못 해먹을 때 등등. 이런 컨셉트를 살려 즉석밥 그냥 퍼먹기, 라면에 말아 불려 먹어보기 등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밥을 접했을 때 가졌던 첫 느낌은 갖가지 실험을 시도해 봐도 큰 변화 없이 끝까지 유지됐다. '햇반'의 경우 쫀득함이 가장 큰 특징으로 기억된다. 제대로 데워먹으면 가장 쫀득쫀득한 밥이다. '오뚜기밥'은 입에 넣었을 때 밥 고유의 향이 가장 많았고, 많이 강하지도 않고 흩어지는 기질도 별로 없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왕후의밥'은 밥알이 가장 작았고 강한 기질은 별로 없는 편이다. 말랑말랑하며 씹기는 좋으나 밥 씹는 재미는 별로 느끼지 못할 듯.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겐 가장 좋을 듯싶다.
'오뚜기밥' 꼬들꼬들 젊은 취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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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여행 정보 사이트 '윙버스(www.wingbus.com)' 콘텐츠팀장, 포털 다음, 네이버 '식도락' 부문 파워블로거
'왕후의밥'은 우선 디자인과 색상이 마음에 든다. 상품명이 제법 거창하지만 은근 동화돼 왠지 거하게 대접받는 느낌이 난달까? 쌀알이 동글동글 짧은 편이다. 밥이 촉촉해 나이 드신 분들이 좋아할 듯. 촉촉하긴 하나 그다지 찰진 느낌은 아니다. '밥맛'이 가장 제대로 느껴졌다.
'햇반'은 살짝 찰지면서 아무 맛이 안 났다. 이미 즉석밥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품답게 먹으면서 편안함이 느껴졌다. 세가지 밥을 함께 먹어본 결과 그냥 중간 정도는 간다는 느낌.
'오뚜기밥'의 경우 동남아 쌀처럼 길쭉길쭉한 쌀을 사용했다. 상대적으로 꼬들꼬들한 밥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을 것 같다. 밥 특유의 향 외에 다른 미묘한 향이 느껴졌고, 조리법대로 했는데 아래쪽 밥과 위쪽 밥의 찰진 정도가 달라 아쉬움이 남았다. 또 3가지 제품 모두 포장에 조리방법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아 불편했다. 즉석밥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먹으라는 거야" 하는 생각에 울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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