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일보

'위선자' 비난 받던 고어, 저택 환경친화적으로 리모델링

입력 2007. 12. 16. 19:35 수정 2007. 12. 16. 19:35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태양열 이용 등 대대적 개보수

전력 소비량 11%나 대폭 감축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부통령'에서 열성적인 환경운동가로 변신, 올해 노벨 평화상까지 거머쥔 앨 고어 전 부통령이 그간 '이중 인격자'와 '위선자' 시비에 휩싸이게 한 자택을 최근 환경친화형으로 완전 개보수하는 작업을 마쳤다.

CNN과 AP 통신 인터넷판 언론들은 15일 고어 전 부통령이 고액의 광열비를 내온 테네시주 내슈빌의 자택을 철저하게 환경을 배려하는 주거지로 개량, 자신의 아카데미 수상작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 내용에 맞추도록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환경단체들은 2일 고어의 집 전력 소비량이 미국 평균 가구의 20배 이상으로 가스비를 포함한 광열비가 무려 연간 3만 달러에 이른다고 폭로해 환경운동가로서 명성을 높여온 그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고어는 두 번째 환경관련 저서인 <불편한 진실>에서 무엇보다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절전을 호소했는데, 이런 사실의 공개로 다른 사람에게는 전력 사용을 자제하라면서 스스로는 무절제한 전력 소비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당시 '테네시 정책 연구소'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고어의 저택은 20개의 방과 8개의 욕실이 딸렸으며 2006년 소비 전력량이 22만1,000㎾h에 달했다.

이에 고어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석탄 등 화석 연료 대신 태양열이나 풍력 발전 등 재생 가능 자원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전기료 액수 자체에만 너무 관심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해명했다.

그는 곧바로 내슈빌 집의 개보수 공사에 들어가 태양열 패널과 빗물 이용 설비, 지열을 활용하는 난방 등 최신의 환경기술을 차례로 도입했다.

CNN 등은 이런 보수 작업을 거쳐 내슈빌의 고어 자택은 주택 전문가와 건축업계에게서 '미국에서 가장 환경에 친화적인 주택의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그린빌딩협회의 킴 신은 "집 골조를 해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처럼 새롭게 바뀐 데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며 인간과 환경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란 후한 점수를 내렸다.

AP 통신은 관련 자료를 인용해 고어 자택의 올 여름 전력 사용량이 1년 전에 비해 11%가 감소된 것으로 소개했다. 지난 6~8월 테네시주를 강타한 기록적인 이상고온으로 인해 내슈빌 일반 가정의 전력 소비량이 20~30% 증가한 사실을 감안하면 이는 거의 절반이나 전력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통신은 지적했다.

킴 신은 "고어 집의 리노베이션이 특히 지은 지 80년을 넘어선 주택이기 때문에 인상적이다. 다른 경우 같으면 환경 친화적인 새 집을 건설해야 나오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어는 2002년 내슈빌 교외 벨 미드에 자리잡은 연건평 930㎡의 저택을 230만 달러에 구입했다. 그곳에는 자신과 부인 티퍼 여사의 개인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공식 행사를 위한 대형 주방시설도 갖추고 있다.

그는 200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서도 패배했지만 이에 승복하고 평소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환경운동에 투신해 부통령 재임 시보다 더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노벨상을 받은 데 이어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15일 폐막한 '유엔 기후변화회의'에 참석해 "내 조국 미국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진전을 이끌어 내는 데 걸림돌"이라고 합의 도출에 소극적인 미국을 비판, 세계적인 환경 지도자로 부상한 사실을 확인시키기도 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아이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연재
    더보기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