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부르는 겨울철 불청객 '뇌졸중'

2007. 12. 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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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45·가명)씨는 얼마전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한 순간을 경험했다. 출근 길에 운전을 하다 갑자기 심한 두통과 함께 어지러움을 느껴 급정지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 다행히 이른 아침이라 도로에 차량이 많지 않아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었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서둘러 병원을 찾은 김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일과성 뇌허혈 발작'. 뇌졸중의 발병을 알리는 경고등과 같은 증상이다.

추운 날씨 탓으로 뇌졸중 발병 위험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과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을 총칭하는 말이다.

뇌출혈은 요즘처럼 추운 날씨나 심한 운동 또는 격하게 싸우거나 화를 낼 때 많이 발생한다. 반면 뇌경색은 수면 중이나 기상직전, 목욕과 같이 땀을 많이 흘리거나 설사 등에 의한 탈수상태에서 잘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6년 뇌졸중 예비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선 6대4의 비율로 뇌경색이 뇌출혈보다 많은 편.

서울 보라매병원 신경외과 이상형 교수는 "뇌출혈의 경우 최대한 빨리 지혈한 후 뇌속에 고인 피를 제거하는 것, 뇌경색은 막힌 혈관을 뚫어 허혈로 인한 뇌세포 손상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라며 "초기 치료 후 합병증이 남은 경우에는 적극적인 재활 치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평상시 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의 위험인자 관리와 정기검진을 생활화해야 한다.

을지대병원 신경과 이수주 교수는 "뇌졸중 환자 10명 중 8명은 고혈압이 관여하는데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4배나 높은 뇌졸중 발병률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음식을 짜게 먹는 사람은 뇌혈관 및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혈관을 손상 시키고 동맥경화를 초래하는 고혈압은 2차적으로 혈관을 파열시키거나 막히게 만든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안 좋다. 흡연은 뇌혈관벽을 손상시켜 뇌동맥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40대 남성의 파열성 뇌동맥류 환자중에는 하루 1갑 이상의 흡연자가 많다. 반면 1년 금연을 실천하면 50%, 5년 금연하면 비흡연자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뇌졸중 발병 위험이 낮아지게 된다. 술의 종류와 관계없이 매일 7잔 이상을 마시는 것도 뇌졸중 위험을 3배나 증가시킨다.

아울러 운동부족과 비만도 문제가 된다. 매일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뇌졸중 발생률이 약 2.7배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의 경우 1주일에 3회 이상 매일 30분, 땀이 날 정도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3배 정도 뇌졸중 위험이 높으므로 뇌졸중 예방을 위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도록 힘써야 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이미숙 과장은 "추운 날씨에 모자나 목도리 없이 얇은 옷만을 입는 등 뇌혈관을 보호하지 않고 외출을 하면 말초혈관 수축에 의한 2차적인 혈압상승으로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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