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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도축장, 광우병 의심 소 '강제 검역' 파문

입력 2008. 02. 05. 01:51 수정 2008. 02. 05.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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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도축장에서 광우병 위험이 있는 소를 학대해 검역받게 하는 동영상이 최근 공개돼 미국 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동물 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 동영상은, 이 단체의 한 활동가가 캘리포니아 치노의 고기 포장 회사 홀마크의 도축장에서 지난해 촬영했다. 병에 걸려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소를 지게차로 굴리며 들어 올리고, 전기충격을 주거나 얼굴에 물대포를 쏘면서 억지로 일으키는 장면이 여과 없이 나온다. 검역을 진행한 뒤 도축하기 위해서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달 30일 이 동영상을 소개하며, 광우병 위험이 있는 소를 억지로 검역받게 만들어 각급 학교 급식에까지 납품됐다고 보도해, 미국 도축장의 위생문제에 대한 논란을 증폭시켰다.

"아프고 다쳐 쓰러지는 소들을 세우려 무슨 짓이라도 할 것"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는 소는 '다우너'(downer)라 불리며, 광우병 위험이 있다. 배설물 위에서 뒹굴고 있었던 탓에 대장균·살모넬라균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크다. 이 때문에 미국 농무부(USDA)와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장애가 있는 동물이 식품으로 공급되는 것을 금지한다. 검역 뒤에 주저앉은 다우너들은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규정 자체는 엄격한 편이지만, 도축장 쪽은 농무부 검사관이 하루 두 차례 방문하는 시간을 피해 끔찍한 방법으로 다우너들의 도축을 진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홀마크에서 도축된 소고기는 정육회사 웨스트랜드를 통해 미국 전역에 공급됐다. 지난 5년 동안 웨스트랜드는 냉동육 1억4600만달러 어치를 판매했다. 2004~2005년 기간에는 농무부가 수여한 '올해의 급식 공급자상'을 받기도 한, 연방 급식 프로그램 육류부문의 최대 규모 공급자다. 웨스트랜드 쪽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며 "우리는 동물 학대를 예방하려고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동영상을 촬영한 활동가는 다른 농장에서의 도축 실태를 전달하기 위해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아프거나 다쳐서 쓰러지는 소들(다우너)을 매일같이 봤다"며 "(도축장) 직원들은 소를 일으켜 세우려고 무슨 짓이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로라도주립대의 도축 전문가 템플 그랜딘 교수는 "최악의 동물 학대 영상"이라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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