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학생.학부모만 피나게 경쟁"

입력 2008. 3. 20. 15:54 수정 2008. 3. 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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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연구소 `경쟁' 주문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 업무보고에서 교육.과학.기술 분야의 철저한 `시장주의 원칙' 도입을 주문했다.

역대 정권에서 지나친 정부간섭으로 교육 및 과학기술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진단아래 이들 분야에서도 경쟁을 통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가급적 민간자율에 맡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

이 대통령은 특히 이날 보고에서 이공계 출신의 김도연 교육과기부 장관에 대해 "과학기술자가 장관에 임명됐다는 것은 여러 의미에서 새겨볼 필요가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한 뒤 "역대 교육부 장관은 바깥에 있을 때는 대화가 통했는데 교육부 장관만 되면 변한다"면서 소신과 일관성있는 정책을 당부했다.

◇"교육부 너무 군림했다" = 이 대통령은 과거 교육부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먼저 "대한민국이 이 정도까지 오게 된 것은 교육의 덕분"이라고 평가한 이 대통령은 "교육 덕분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부 덕분이라는 말은 아니다"라며 "솔직히 열렬하게 자식들 공부시키고자 하는 우리 학부모님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우리나라 교육이 `입시가 곧 교육의 전부'인 양 해왔기 때문에 이대로 가서는 인재를 키울 수 없는 한계점에 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교육부가 대한민국 모든 교육기관에 너무 군림해 왔다. 대학 등 모든 교육기관들이 교육부 앞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해왔다"면서 "이것부터 바뀌어야 한다. 현장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제까지는 학생들만 피나게 경쟁했다. 학부모도 경쟁했지만 학교는 경쟁한 일이 없고 선생님도 경쟁할 필요가 없었다"며 학교와 교사들의 `무사안일'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이래서는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없다. 자율을 주면서 적절한 경쟁을 해서 경쟁원리에 의해 발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수위때 영어공교육 오해" = 이 대통령은 대통령인수위 시절 논란이 됐던 `영어몰입 교육'에 대해 적극 해명하며 대선공약인 `영어공교육 완성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영어가) 인생의 목표가 아니지만 우리가 살고,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인수위 때 잘못 알려졌다. 영어몰입교육이라는 것은 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수위 시절 새 정부에 대한 국민여론 악화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영어 몰입교육' 논란이 4월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이 대통령이 직접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공약사항인 `대입 3단계 자율화'에 언급,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발표한 것을 보니까 진일보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2단계인 `수능과목 축소'에 대해 "정상교육이 되겠느냐는 걱정을 하지만 내신성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연구소도 성과주의" =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경쟁'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학이나 연구소에 연구개발(예산지원)을 배정하는 것도 성과 내는 곳은 많이 주는 원리가 적용돼야 한다"면서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 정책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의 경제위기설을 거론하며 "미래를 본다면 결국 우리가 살 길은 교육과 과학기술에 달려있다"면서 "(상승하는) 원자재 값에 상응하는 과학기술이 있다면 특별히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밖에 "과거의 관습과 관례를 뛰어 넘어야 한다. 공직자가 과거에 이렇게 해왔다는 관습에 묶여 한계를 넘지 못하면 발전할 수 없다"면서 "관료화하지 말라고 외부에서 장관을 불렀는데 6개월, 1년쯤 있으면 대부분 똑같이 관료화된다. 이번 장관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한편 업무보고에 참석한 송용호 충남대 총장은 "이 대통령께서 현대건설 사장일 때 사원으로 입사해 근무한 적이 있다. 정주영 전 회장의 양평별장 설계를 맡아 1년간 일했다"고 소개해 화제가 됐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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