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금지 '석청', 50대 사망 불렀다

입력 2008. 4. 3. 15:01 수정 2008. 4. 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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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오래 전부터 심장질환을 앓아오던 50대 남성이 히말라야산 '석청(꿀)'을 먹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산 속에 있는 나무나 돌 사이에 '석벌'이 친 꿀인 석청은 최근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유명 산악인 엄홍길씨가 소개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3일 거제경찰서에서 따르면 지난 2일 경남 거제시 신현읍에 사는 50대 남성 최 모 씨가 사망한 이유는 히말라야산 석청이 유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는 심장질환을 오래 전부터 앓아 주변에서 심장수술을 권했지만 이를 만류하고 민간요법을 고집했다.

거제경찰서 강력3팀 관계자는 "의사 말에 따르면 심장질환 있는 사람이 석청을 먹으면 맹독성이 있어 치명적이라고 한다"며 "최씨가 오래 전부터 심장질환이 있었는데 민간요법으로 고치려고 하다가 히말라야 산에서 구해 온 석청을 먹고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히말라야산이 있는 네팔산 석청은 국내에 수입 중지 된지 오래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05년 당시 석청 등 네팔산 수입 벌꿀에서 '그라야노톡신'이라는 맹독성 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국내 유통을 중지시킨 바 있다.

이에 앞서 2004년 네팔산 벌꿀이 12건 수입된 적이 있었지만, 벌꿀 섭취가 길어야 2년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당시 수입물량이 현재까지 유통될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2005년 수입 금지돼 한 건도 수입된 실적이 없으므로 최씨가 개인적으로 석청을 1병정도 갖고 왔거나 지인에게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석청을 먹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사례 보고는 있었으나 사망한 케이스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석청은 그동안 심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독소가 생길 수 있어 국내를 비롯해 네팔을 제외한 일부 국가에서는 네팔산 벌꿀 수입을 금지한 곳도 있다.

네팔에서는 석청이 만병통치약으로 통하는데 일명 '명현현상'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인에게는 가벼운 현기증, 구토 등을 호소하지만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석청을 섭취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말라야산 및 쉽게 구할 수 없는 오래된 벌꿀'이라는 특징 때문에 네팔 등을 여행하면서 석청을 몰래 들여오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최근 유명 산악인 엄홍길씨 역시 히말라야산 석청을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감정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내놓았다가 독성물질 함유 가능성과 국내 유통금지 등을 이유로 '감정불가' 판정을 받았던 해프닝도 있었다.

한편 경찰 측은 현재까지 정황을 미뤄봤을 때 최씨가 타살됐을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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