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 박지훈 "이제 온라인까지 정복했어요"

2008. 4. 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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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형빈] 세계최강인 한국 비보이들이 이제 온라인세상까지 점령했다. 한국 비보이들의 배틀 동영상이 최근 유튜브 메인페이지를 장식해 엄청난 화제를 낳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한국 비보이들은 왜 그렇게 강한가. 갬블러크루의 리더인 얼짱 비보이 박지훈(24·동아방송대학교 강사)을 통해 한국비보이의 저력과 현실을 알아본다.

갬블러크루는 지난 달 29일 열린 'R-16 코리아 스파클링' 한국대표선발전에서 내로라 하는 52개팀 500여명의 비보이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해야 본전 속으론 떨었죠

"4년만에 한국팬들 앞에서 펼친 배틀이라 많이 긴장했어요. 세계 챔프의 체면이 있는데 잘하면 본전이고 자칫 실수하면 망신이라는 생각에 중압감으로 잠이 안오더라구요. 태연한 척 배틀을 펼쳤지만 속으론 엄청 떨었어요."

갬블러크루는 '익스프레션', '라스트포원'과 함께 한국 비보이 3대 명문크루다. 이들 세팀은 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독일 '배틀오브더이어'를 석권했다. 한국 비보이가 세계최고라는 평가를 받게 한 일등공신들이다. 경력으로만 보면 이 세팀이 천하무적일것 같지만 최근엔 사정이 달라졌다.

"비보이들의 실력이 대체로 평준화됐어요. 요즘엔 UCC 등 인터넷 동영상의 영향으로 시골에서도 기술을 쉽게 배울 수 있죠. 자칫 방심하다가는 무명팀에게도 큰 코 다칠 수 있는거죠."

'익스프레션''오보왕'등 1세대 비보이들은 이태원 클럽을 기웃거리며 흑인들의 브레이크댄스를 어깨너머로 배웠다. 무공 비급을 전수받듯 비장한 각오로 길바닥에서 머리가 깨어져라 기술을 익혔지만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비보이가 될 수 있다. 2세대에 속하는 전주 출신의 라스트포원이 2005년 세계챔프가 될 수 있었던것도 인터넷 동영상 덕분이라고 한다.

이번 선발전에서 갬블러는 결승에서 유튜브 '판문점비보이' 동영상의 주인공들인 '드리프터스크루'를 제치고 우승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라이벌은 프랑스의 포켓몬크루죠. 우리와 팀컬러가 비슷한데다가 인간같지 않은 기술을 구사하는 괴물들이죠."

●2~3년 후 뮤지컬 진출도 고려

요즘 한국을 대표하는 비보이크루들은 대부분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 시장에 진출했다. 익스프레션이 '마리오네트'에 , 익스트림크루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 출연하고있다. 라스트포원은 '스핀오디세이'로 지난해 에딘버러프린지에 참여한 데 이어 올해는 세계시장으로 나섰다.

'거리의 춤꾼' 비보이들이 공연시장으로 앞다투어 뛰어드는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지나친 상업화로 비보이의 본질이 훼손될까 염려된다는 것이다. 다른 비보이크루와는 달리 배틀에 치중하고 있는 갬블러의 생각은 어떨까.

"비보이 문화의 저변확대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배틀만으론 지속적인 관심을 끄는데 한계가 있어요. 아무리 놀라운 기술도 계속 보면 식상하기 마련이죠. 보다 더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구하게 되는데 인간의 몸에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닙니까.

우리도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뮤지컬 무대에 설 생각도 있어요. 다만 지금은 배틀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 뿐이죠." 갬블러는 지난 달 30일 프로야구 잠실 개막전에서 호쾌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한국 비보이는 본토 필이 없다?

지금 한국 비보이들의 기술은 세계제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란한 에어트렉과 헤드스핀, 나인티나인틴에 외국 비보이들은 혀를 내두르며 한국 팀 배틀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그러나 한국 비보이들은 기량은 뛰어나지만 본토 필(feel)이 없다는 야릇한 비판을 최근까지 들어왔다. 브레이크 댄스의 뿌리인 힙합문화에 대하여 가슴 속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년전만 해도 그런 지적에 마음 아파 했던 게 사실이죠.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한국인들은 선천적으로 가무에는 타고났다고 하지 않습니까. 요즘은 배틀에서 우리의 스타일무브에 외국인들도 필을 받아 신명을 내죠."

갬블러는 2006년 비보이의 본고장인 미국 '비보이 호다운'에서 외국팀 최초로 우승을 하기도 했다. 기술 뿐만이 아니라 힙합정신도 인정을 받은 것이다.

"대부분 비보이는 젊어서 한때라고 생각하지만 지난 1회 R-16대회에는 68세의 스웨덴 할머니 비걸 모니카 마수다 여사가 참가하여 멋진 헤드스핀으로 매스컴의 집중조명을 받았죠. 적어도 30대 초반까지는 배틀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이후에는 자유로운 정신을 생명으로 하는 비보이문화의 완전한 정착을 위하여 힘쓸 생각입니다."

그는 현재 동아방송대학교에서 50여명의 제자에게 브레이크댄스를 가르치고 있다.

김형빈 기자 [rjaej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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