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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땀없는 봉사' 제동

고주희 기자 입력 2008. 04. 12. 03:18 수정 2008. 04. 12.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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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거액출연·강연·기고 형태 사회봉사명령은위법"집유도 함께 파기… 고법서 양형 가중될지 관심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에게 내려졌던 '거액의 사회환원과 강연 및 기고'라는 특이한 형태의 사회봉사명령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11일 비자금 등으로 조성한 900억원 대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과 배임 등)로 기소된 정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에게 8,4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 출연 약속 이행과 준법경영 주제의 강연 및 일간지 기고라는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던 서울고법은 사건을 재심리해 양형을 다시 정해야 한다.

재판부는 "형법에 규정된 사회봉사는 자유형의 집행을 대체하기 위한 '일' 또는 '근로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금원의 출연을 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강연과 기고는 어떤 취지의 강연과 기고인지가 불투명해 집행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할 수 있고, 유죄로 인정된 범죄행위를 뉘우치거나 범죄행위를 공개토록 하는 취지라면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대한 침해 가능성까지 있다"고 판단했다.

당초 검찰은 항소심 재판부의 사회봉사명령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사회봉사명령은 집행유예와 불가분의 관계"라며 사회봉사명령과 함께 집행유예도 함께 파기했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의 새 재판부가 당초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사회봉사명령이 포함된 집행유예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소인(검찰)에게 불리한 판결을 할 수 없다는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을 파기환송심에도 적용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이날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3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의 상고심도 파기환송했다.

2심 재판부는 "농협 회장은 공무원으로 볼 수 없다"며 뇌물공여 혐의 대신 특가법상 증재혐의를 적용,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령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농협 회장을 사실상 공무원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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