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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미국산 쇠고기 가공하면 아무도 몰라

입력 2008. 05. 20. 16:01 수정 2008. 05. 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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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주권 명문화 이후 남은 문제는

현행 원산지표기제 제조업체 국명만 표기 규정

식품업체 원재료'수입산'표시 허용도 큰 문제

관리감독 기관도 제각각…일관성 기대 어려워

한국의 검역주권이 인정되더라도 미국산 쇠고기를 이용한 가공식품에는 원료의 원산지를 전부 표기할 의무가 없어, 가공식품은 광우병의 사각지대란 지적이 일고 있다.

햄버거나 피자, 각종 양념, 과자류에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갔는지 소비자들이 알 방법이 없는 것이다. 더욱이 원산지표기제를 감독하는 부처가 여러 곳이어서 부처 간 연계가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다.

▶국산에는 국산 재료만?

=현행 정부의 원산지표기제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들이 원료를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가공할 경우 원료의 원산지는 '수입산'으로 표기할 수 있다. 3년 이내에 연평균 3개국 이상으로 원산지가 바뀌거나, 신제품이 생산일로부터 1년 이내에 3개국 이상으로 원산지 변경이 예상되는 경우다. 원료 생산국가가 여러 곳일 경우 그냥 수입산으로 표기하면 되는 것.

국내 식품 제조업체가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와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식재료와 혼합해서 함량의 50% 미만만 사용하면 '수입산'이라고 표기해 판매가 가능하다.

또 수입 가공식품은 식품 제조업체의 국명만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제품에 사용된 원료가 전체 함량의 50% 미만일 경우 원산지표기 의무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게 현실이다. 50%가 넘으면 수입산으로 표기하는 게 아니라 해당 국가명을 명시해야 한다.

정부는 국산 가공식품에는 국산 재료만 사용했을 것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어느 회사도 자국산 재료만으로 식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실제 국내 원산지 표기제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19일 대형 마트와 서울 남대문, 신촌 등의 수입식품 전문점 등에서 판매되는 수입 가공식품을 조사한 결과, 주원료의 원산지를 표기한 제품은 거의 없었다. 이날 신촌 식품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국 K사의 쇠고기 통조림(340g) 6개 묶음에도 원산지가 표시돼 있지 않았다. 중국 회사가 미국산 쇠고기로 통조림을 만들어 한국에 판매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원산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미국산 쇠고기와 이를 이용해 만든 식품을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산 쇠고기를 피할 수는 없는 셈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막연히 '수입산'이라고만 하면 이 제품이 국산이 아니라는 것 외에는 어떤 정보도 알 수 없다"며 "식탁의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원료 원산지 국가를 표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헷갈려

=원산지표기제의 감독 부처는 제각각이다. 현행 원산지표기제는 식품 유형에 따라 원재료는 농림수산식품부(농산물품질관리법)가, 식당은 보건복지가족부(식품위생법)가, 수입가공식품은 지식경제부(대외무역법)가 각각 맡고 있다.

한약재 감독은 농식품부 담당이지만 한의원 감독은 복지부 담당인 셈이다. 한약재가 한의원으로 넘어가면 두 부처의 단속 권한은 모호해진다.

또 수입가공식품 원산지 표기는 지식경제부 관할이지만 가공된 원료를 중간재료로 사용하면 농식품부 관할로 넘어가 업무의 일관성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김무세 기자(kimm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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