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약속깬 촛불' 비폭력 흔들.. 단호한 공권력·성난民心 큰충돌 우려

입력 2008.05.25. 20:07 수정 2008.05.2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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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요구하며 그동안 평화적으로 진행됐던 촛불문화제가 차로를 점거하고 경찰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는 폭력집회로 변질됐다. 경찰이 집회에서 불법 행위를 주도한 참가자 37명을 연행하자 집회 주최측은 과잉진압이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쇠고기 파동과 고유가, 공기업 구조조정 문제로 날카로워진 민심이 공권력과 갈등을 빚으면서 더 큰 충돌을 낳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노동계의 춘투(春鬪)를 자극해 노사관계 악화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24일 오후 7시쯤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제17차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 7000여명은 오후 9시를 넘기면서 청와대 쪽으로 행진을 시작, 세종로 사거리 교보문고 앞 도로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밤이 깊어가면서 일부 참가자들은 귀가했지만 3500여명의 시위대는 그 자리에 남아 왕복 8차로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연좌시위에 돌입했다. 시위대는 촛불과 태극기를 들고 "평화시위 보장하라" "독재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스피커를 통해 불법집회임을 통보하고 자진해산을 요구했지만 시위대는 야유를 보내며 움직이지 않았다.

자정을 넘기고도 자리를 지킨 250여명의 참가자들은 오전 4시쯤까지 노래를 부르고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오전 4시15분쯤 경찰이 재차 진압에 나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들이 불법시위를 벌인다고 보고 강제해산에 나섰으며 경찰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37명을 연행했다.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5일 "검찰과 협의해 이들 중 불법 행위를 주도한 사람에 대해 26일 중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 청장은 "진압과정에서 경찰의 과잉대응은 전혀 없었다"며 "시위자들이 촛불문화제에 그치지 않고 도로를 불법 점거한 채 행사를 이어가려고 해 교통체증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압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검찰 역시 촛불문화제는 존중하지만 이후 벌어진 불법·폭력집회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 주재로 서울지방경찰청, 국정원 등과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갖고 "평화적 집회를 통한 의사표현은 최대한 보장하되 도로점거 등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는 엄정하게 다스리겠다"고 경고했다.

검찰은 체포된 37명에 대해 가담정도 등을 수사한 후 선별해 사법처리키로 했다. 특히 체포된 사람 대부분이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이어서 검찰이 이들의 사법처리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준구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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