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기왕이면 온수로..", 시위 풍자 만발

입력 2008. 6. 1. 15:39 수정 2008. 6. 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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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기자]

"노래해! 노래해!"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세 박자 마저 쉬고 들어 간다"

회식자리나 친구들 모임이 아니다. 촛불시위 현장에서 나온 외침이다.

지난 31일 오후부터 1일 오전까지 이어진 미국 쇠고기 반대 밤샘 촛불시위는 참여자들의 열기가 뜨거운 만큼 기발한 표현들도 눈길을 끌었다.

31일 밤 10시 30분 이후 청와대로 가는 길목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가 계속되자 경찰 현장 책임자는 마이크를 잡고 경고 방송을 하려 했다. 시위대들은 경찰 지휘관이 마이크만 잡으면 "노래해!", "개인기!" 같은 구호를 연이어 외쳤다.

난처해진 경찰은 틈틈이 방송차량을 이용해 경고 방송을 했지만 이마저 시위대의 야유소리에 묻혀버렸다.

한 달간 이어진 촛불시위에서 이날은 처음으로 살수차가 등장했다. 물대포가 시위대를 향해 쏟아지고 부상자마저 속출하는 상황이었지만 상당수의 네티즌들로 구성된 시위대의 '풍자'는 이어졌다.

살수가 멈추자 "온수! 온수!"를 외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왕이면 따뜻한 물로 뿌려달라는 것.

물대포가 연이어 계속되자 그 많은 물의 양을 걱정한 듯 "수도세 니가(이명박 대통령) 내!"라는 구호도 불렀다.

앞서 31일 저녁 7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는 속칭 '닭장차 투어' 손수레를 직접 만들어 나온 시민들이 있어 관심을 모았다. '닭장차 투어'란 최근 촛불시위에서 연행자들이 대거 발생하자 네티즌들이 이를 풍자해 붙인 말로 경찰버스를 타고 경찰서에 갔다 온다는 뜻이다.

한편 경찰은 강제연행 및 진압에 나서 1일 오전 7시50분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228명이 연행됐다. 이날 새벽에는 한나라당 홈페이지가 해킹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경찰은 촛불시위 강제해산에 반대하는 해커의 소행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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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기자 fr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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