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李정부, 3개월만에 10년 성과 깎아먹어"

입력 2008. 6. 2. 10:04 수정 2008. 6. 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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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청와대가 민심 수습책의 일환으로 일부 문제 장관에 대한 경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일부 장관들의 사퇴가 사태 수습에 도움이 안될 것으로 본다"며 "대통령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 '내각 총사퇴'를 시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와대의 논리는) 노예들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고 하는 것과 같다. 좋은 소식은 속옷을 갈아입게 해주겠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다만 너희들끼리 속옷을 바꿔입으라는 것"이라며 정부를 향한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진 교수는 '쇠고기 재협상은 (국제 관례상) 힘들다'는 정부측 논리에 대해서도 "(미국의) 오바마 같은 경우에는 한미 FTA를 재협상 하자고 나오고 있다"며 "그에 비하면 쇠고기 협상 작은 것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주말 집회도중 경찰에 연행됐던 진 교수는 "1일 새벽 4시쯤 갑자기 전경들의 태도가 공격적으로 변하면서 시민들을 구타하고 끌고 갔다"며 "(나도) 연행되는 과정에서 주먹으로 맞고 발길질을 당해 안경이 망가지고 방송용 마이크도 빼앗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진 교수는 '시위 진압도중 전경의 군홧발에 짓밟힌 한 여성의 동영상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선 "쓰러진 사람의 머리를 발로 차는 것이 사람이 할 짓이냐"며 분을 참지 못했다.

'시위대가 전경을 자극했다는 지적도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진 교수는 "시위대는 일반 시민들이고 운동권이 아니기 때문에 자극을 하지 않는다"며 "도리어 (시민들이) 전경을 무장 해제시키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때리지 말라'고 자제 시키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평화 시위가 변질되고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있는데 지금이라도 집회를 자제, 종료시켜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종료는 대통령이 해야한다. 사태 수습 하는 방법조차 정부가 모르는 것 같다"며 "이 정권을 훗날 역사는 단 3개월만에 10년의 성과를 깎아먹은 '퇴행의 시대'로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 대담 전문]

2008년 6월 2일 (월) CBS <김현정의 뉴스쇼>(FM98.1 MHz 07:0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진중권 문화평론가, 중앙대 겸임교수)지난 5월 15일, 저희는 중앙대학교의 진중권 교수와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다시 진 교수는 촛불집회 주최자를 사법처리하겠다, 또 온라인에 괴담 퍼뜨리는 사람 사법처리하겠다, 이런 경찰을 비판하면서 나도 잡아가라, 이런 말씀을 했죠.

그런데 지난 토요일,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 나갔던 진중권 교수가 실제로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진 교수뿐만이 아니죠. 주말 동안 집회에 참가했던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연행이 됐는데요. 도대체 당시 상황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진중권 교수 직접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은 어디 계시나요? ◆ 진중권 문화평론가집에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토요일에 연행이 됐다가 풀려난 뒤에 지난밤에도 혹시 집회에 또 참가를 하셨나요? ◆ 진중권네, 제가 맡은 일이 있어서요. 진보신당의 인터넷 방송, 칼라 TV로 제가 시위 상황을 생중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어젯밤에도 거기에 일정 시간 동안은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선 토요일에 연행 당시 상황이 궁금한데요? ◆ 진중권청와대 올라가는 쪽이었는데요. 경복궁 옆에. 경찰차가 두 대의 바리게이트를 치고 있었고요. 경찰차가 벽들 사이의 남는 공간을 전경들이 인해장막을 친 상황이었는데. 그래서 시민들과 전경들이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무슨 명령을 받았는지, 새벽 4시 반 경인가로 기억합니다.

갑자기 태도가 굉장히 공격적으로 변하고 전경들이 흥분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경찰이 방패와 주먹으로 앞에 있는 시민들을 막 구타하는 것을 목격하고 제가 시민을 때린 전경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면서 왜 때렸냐고 묻는 순간에 저도 손목이 잡혀서 그대로 경찰 대오 속으로 끌려들어 갔고요. 그 바리게이트 뒤로 넘어가니까 전경들이 길게 두 줄로 늘어서 있고요. 연행자는 그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니까 저도 그 가운데로 통과하는데.

사방에서 주먹하고 발길질 날아오고요. 쓰러지니까 군화발로 밟고 차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연행되는 와중에도 폭행이 있었던 말씀인가요? ◆ 진중권네, 연행되는 와중에 폭행이 있어서, 안경이 망가지고 또 그 와중에도 생방송 중이었거든요. 방송용 마이크를 또 뺏어가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진중권 교수라는 사실을 알고 연행한 건가요, 아니면 시위 참여자 중의 한 명으로만 알고 연행을 한 건가요? ◆ 진중권모르겠습니다. 제가 마이크를 들고 있고 계속 보도를 하고 있었는데 그냥 손 잡은 사람하고 끌어당긴 사람하고 다를 수도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경찰 조사에서는 어떤 것들을 묻던가요? ◆ 진중권경찰에서는 뭐했느냐고 해서 방송중이었다고 했죠.

◇ 김현정 / 진행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어땠습니까? ◆ 진중권경찰차를 타고 경찰서까지 가게 되면 참여정부하고 그 전에 국민의 정부에서 쌓아놓은 민주적인 시스템은 작동중입니다. 그래서 아무 문제없었는데, 경찰차에 올라타기까지는 갑자기 5공으로 돌변해 있는 상황이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지금 폭행을 담은 동영상이 여럿 돌아다니는데요. 진 교수께서 당한 일도 잠깐 말씀을 해주셨습니다만, 어떤 식으로 여러 곳에서 이뤄진 거죠? ◆ 진중권글쎄요... 여기저기에서 저희가 계속 촬영을 했습니다, 그 장면들을. 대개 연행하는 과정 속에서 몸싸움을 하는 과정 속에서 경찰들이 발길질 한다든지, 특히 물 대포 쏘는 거 보니까 좀 무섭더라고요. 수압이 엄청나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경찰에서는 수압이 그렇게 인체에 위해할 정도는 아니다, 라고 발표를 했던데요. 그렇지 않습니까? ◆ 진중권그 경찰들을 대상으로 인체실험을 한번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수압이 상당하군요? ◆ 진중권네.

◇ 김현정 / 진행

여성에 대해서도 어떤 무차별적인 폭행이 있었습니까? ◆ 진중권어제도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그 현장은 제가 직접 목격은 못했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머리채 잡고 끌어당겨서 쓰러지니까 발로 차더라고요, 머리를... 세상에, 그게 지금 사람이 할 짓입니까?

◇ 김현정 / 진행

지금 문자 메시지도 들어오고 있는데, 어떤 분은 시위대가 자극해서 경찰도 그런 게 아니겠느냐, 이런 얘기도 해주시는데 어떻습니까? ◆ 진중권시위대가 자극을 아예 하지 않습니다, 일반 시민들이기 때문에요. 운동권들이 아니거든요. 일반 시민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 전경을 무장 해제 시키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한 명씩 한 명씩, 그러면, 예비역들이 두 줄로 딱 써있습니다.

똑같은 상황이에요, 제가 당한 거랑. 그런데 그 사이로 갈 때 예비역들이 때리지 말라고 시민들한테 딱 자제를 시켜주고요. 끝으로 가게 되면 전경들이 또 많이 패닉 상태에 빠져있거든요. 심리적으로 안정시켜주고, 또 어떤 전경 같은 경우에는 시민들이 눈을 가려주더라고요. 발목이 삐거나 그랬을 때 들것에다가 싣고 시민들이 직접 응급차로 데려가고, 이런 모습들 제가 목격했고 다 녹화가 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히려 시위 참가자들이 전경들을 보호해주고 이런 것도 곳곳에서 목격이 됐단 말씀이죠? ◆ 진중권그렇죠. 비폭력이고. 그날 바로 그 직전 상황에서도 시민이 생수를 사갔고 왔어요. 그래서 전경들한테 나눠주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경찰 측에서는 사람들이 시위과정에서 불법으로 도로 점거하고 경찰 버스 훼손하거나 특히 청와대로 향하는 부분에서는 우리가 연행을 하거나 살수차를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 진중권뭐 그런 측면이 있을 겁니다... 새벽 4시 반이었거든요. 곧 대통령과 청와대 얼리 버드들이 집무에 들어갈 시간인데요. 그 시간까지 밖에서 시위가 계속되거나 청와대로 향하는 길이 막혀 있으면 경찰로서도 입장이 매우 곤란했겠죠. 심지어 거기가 뚫리게 되면 또 줄줄이 옷을 벗어야 하는 상황이고.

◇ 김현정 / 진행

아마 그런 상황에서 경찰 특공대까지 나가게 되신 거라고 보는 건가요? ◆ 진중권그러니까 굉장히 과격할 수밖에 없었고, 특히 거기에서는 엄청 과격했습니다. 무섭더라고요, 제가 중계를 하면서도요.

◇ 김현정 / 진행

오늘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 지금 정례회동 중인데요. 장관 및 수석 비서관에 대한 경질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게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 진중권저는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될 거라고 봅니다. 그게 뭐랑 똑같느냐 하면, 농담 있죠, 노예선에 선장이 올라 와서 노예들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해서 좋은 소식은 너희들 속옷을 갈아입게 해주겠다, 이어서 나쁜 소식, 너희들끼리... 이거거든요. 거기서 바뀌어봤자 그게 그거고요. 제가 볼 때 제대로 된 수습책이라고 하면, 내각 전체 총 사퇴하고요. 그 다음에 대통령이 국민들의 명령에 따라야 합니다. 재협상에 들어가거나.

◇ 김현정 / 진행

앞에서 김기현 의원은요. 재협상은 아예 불가능 하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진중권재협상이 왜 불가능합니까? 오바마 같은 경우에는 지금 FTA까지도 재협상 하자고 나서는데, FTA 전체에 비하면 쇠고기 협상은 굉장히 작은 겁니다. 그런데 저쪽에서는 거대한 덩치의 FTA까지도 재협상하자고 나오는데, 이쪽에서는 쇠고기도 안 된다, 그건 말이 안 되고요.

일단 국민이 명령 하니까, 되든 안 되든 하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 안 될 경우에는 죽을죄를 지었다고 사죄를 하고. 앞으로는 안 그러겠다, 이게 이 문제만이 아니지 않습니까? 국민들 대다수가 반대하는 정책들이 줄줄이 걸려있는데, 이걸 강행할 태세잖아요. 이러니까 국민들이 분노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재협상이 안 된다고 애초에 그렇게 하고 시작하는 것부터 문제가 많다고 보시는 건데요. ◆ 진중권그렇죠.

◇ 김현정 / 진행

진중권 교수는 시위에 집회에 계속 참여하실 생각입니까? ◆ 진중권저는 진보신당에서 하는 TV 프로그램이거든요. 우리 같은 경우에도 시민들의 자발성과 참여성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앞에서 나대지 않고요. 옆에서 조용히 지원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지킴이 변호인단 구성해서 연행자들을 법률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게 바로 칼라 TV 인터넷 생방송이거든요. 굉장히 인기가 높은 편인데요, 지금. 그래서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해서 알려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딱 두 가지만 하고 있고요. 그래서 저도 여러 사람이 같이 하고 있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가지고 특정 시간을 맡아서 리포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시간 되는 대로 나갈 생각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문자 메시지 굉장히 많이 오고 있는데요. 우선 진중권 교수에게 찬성하는 문자 메시지도 많습니다만, 좀 질문을 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반론인 것 같은데요. 어쨌든 평화 시위가 아니라 집단 시위로 가고 있으니까 시민들이 좀 우려가 됩니다. 이거 종료 시켜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5331님. 어떻게 보십니까? ◆ 진중권종료는 대통령이 해야죠. 사퇴 수습을 해야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정부가 수습을 하는 방법조차도 지금 모르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분은, 3311님입니다. 재협상 요구하는 것은 좋은데, 이런 방법 말고 좀 평화적으로 할 수는 없을까요, 불법 시위 말고 말입니다, 이렇게 질문 주셨는데요? ◆ 진중권글쎄요. 여태까지 평화적으로 하지 않았던가요? 지금 몇 번째입니까, 촛불 시위가. 몇 십 번째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국민의 80% 이상이 그것을 원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왜 거부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뭘 더 어떻게 해야 되죠?

◇ 김현정 / 진행

평화적으로 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경찰 측이나 정부 측에서 더 자극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보십니까? ◆ 진중권지금 국민들은 답답한 겁니다. 예를 들어서 정운천 장관에 대한 해임안도 정치권에서는 통과시키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국민 80%가 원하는 일을 정치권 내에서 해결을 못하니까 거리로 나와서 평화 집회를 했거든요. 몇 십번을. 그래도 안 들어주니까 도로로 나온 거거든요. 그것뿐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짧게 듣겠습니다. 2008년 지금 우리의 상황, 훗날 역사가 어떻게 기록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 진중권퇴행의 시대라고 볼 겁니다. 단 3개월 만에 10년의 성과들을 완전히 깎아 먹은, 날려 버린, 퇴행의 시대라고 볼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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