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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1가구1주택 비과세' 추진..종부세 무력화

입력 2008. 06. 03. 19:11 수정 2008. 06. 0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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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개정안 시행땐 5억 두채 과세·20억 집 면제

개인별 합산도 추진…"버블세븐 자극" 우려

한나라당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이 겉으로는 1가구1주택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종부세의 근간을 흔들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가구1주택자라는 이유로 종부세를 비과세한다면 주택 소유자간 세금 형평성이 훼손되는 등 종부세 도입 취지가 실종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서울 서초갑)이 동료의원 12명의 서명을 받아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1가구1주택인 경우 종부세를 비과세하도록 했고, 보유한 부동산 가액을 세대별로 합산하는 방식을 개인별 합산으로 바꾸도록 했다. 대신 지난달 한나라당 민생특위가 거론했던 종부세 과세 대상을 현행 공시가격 6억원 이상에서 9억~10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혜훈 의원쪽은 종부세 부과 대상 주택가액을 손대지 않은 것에 대해 종부세의 뼈대를 유지하면서 일부 문제점만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1가구1주택자의 경우는 투기 목적이 없는 실수요자인데도 과도한 세부담을 지우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국세청 자료에 의하면, 만일 1가구1주택자에 대해 종부세를 비과세한다면 2007년 기준 주택분 종부세 개인 납세자 37만9천세대 중 38.7%인 1가구1주택자 14만7천세대가 종부세를 면제받게 된다. 다주택 보유자 23만2천세대(61.3%)는 변함없이 세금을 내게 된다.

이같은 1가구1주택자에 대한 선별적 비과세는 세제 형평성을 해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면, 20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갖고 있는 사람은 종부세 대상에서 빠지고 5억원짜리 주택 두 채를 소유한 경우는 포함되는 문제가 있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부동산통상학부)는 "종부세는 부동산 가액에 따라 부과하는 합리적인 보유세인데, 주택 수에 연동하게 되면 다주택 보유만 억제하면 된다는 취지의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고 말했다. 현행 양도소득세를 보더라도 1가구1주택자의 경우 실거래가 6억원 초과 주택은 세금을 부과하며, 6억원 이하 주택도 비과세는 3년 보유 요건(서울, 과천, 5개 새도시는 2년 거주요건 추가)을 붙여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또 부동산 업계에서는 1가구1주택 종부세 비과세가 최근 '대형 약세-소형 강세'를 보이면서 양극화가 개선되고 있는 주택 수급시장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백준 제이앤케이도시정비 대표는 "1주택자의 종부세를 면제한다면 수요자들은 비싸더라도 큰 집 한채를 소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모처럼 안정된 '버블세븐' 지역 집값을 다시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이 이혜훈 의원 홈페이지에서 "강부자(강남 부동산 자산가)를 위한 국회의원인가"라며 항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대별 합산 과세 방식을 인별 과세로 전환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경우 부부 공동명의로 된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공시가격 12억원 이하면 남편과 아내가 각각 6억원 미만의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종부세 납부 대상에서 자동으로 빠지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지난해 종부세를 낸 세대 중 주택 가액이 공시가격 12억원 이하인 세대는 전체의 80.5%를 차지했다. 즉 인별 과세로 바뀌면 대부분 고가주택에서 부부 공동명의 혹은 세대원 공동명의로 바꿔 종부세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통로가 열리는 셈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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