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자료로 오디세우스 귀환 날짜 규명
(워싱턴 AP=연합뉴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전설적 서사시 오디세이아가 나름대로 정확한 근거를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오디세이아에 묘사된 해와 별자리의 움직임을 토대로 신화적 영웅 오디세우스의 활동 시기를 추정해냈다.
이에 따르면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고향인 이타카 왕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부인을 빼앗아가려던 일당을 참살한 해는 기원전 1천178년이다.
미국 뉴욕 소재 록펠러대학의 마르첼로 마냐스코와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천문대의 콘스탄티노 바이코우시스는 오디세이아의 주요 대목에 나오는 별자리의 위치와 일식 등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연대를 추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디세우스가 고향에 돌아와 악당들을 '도륙'한 날 해가 가려졌다고 호메로스가 서술, 일식을 시사했으며 당시 초승달이 떴다고 여러 차례 밝힌 것도 개기 일식 조건이 갖춰졌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날보다 6일 전 금성이 높이 떠 올랐고 ▲29일 전에는 플레이아데스 성단과 목자자리가 해질 무렵 동시에 나타났으며▲33일 전에는 새벽에 수성이 높이 떠 서쪽 끝으로 사라졌다는 서술도 연대 추정에 좋은 단서가 됐다고 밝혔다.
마냐스코와 바이코우시스는 오디세이아에 묘사된 일식과 다양한 별자리의 위치가 형성된 순서를 토대로 천문 자료를 조사한 결과 오디세우스가 고향에 돌아와 복수를 한 날짜는 기원전 1천178년 4월16일이었다고 계산했다.
두 연구자는 "우리의 추정이 맞다는 것을 전제로 호메로스의 오디세우스 이야기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며 정확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만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임을 증명했다는 것은 아니며 달력도 없던 시절에 호메로스가 오래 전에 일어났던 천문 현상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마냐스코는 "사람들이 오디세이아를 집어들고 거듭 읽어보면서 생각해보기를 바랄 뿐"이라며 연구해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미국 학술원 회보 온라인 판에 23일 발표됐다.
maroon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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