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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5년전 '중립' 기개는 어디 가고..

입력 2008. 06. 30. 14:51 수정 2008. 06. 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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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소장검사들 의견개진 없어 '이상하게 너무 조용하네'

"(대통령의 말을 듣고 있자니) 내가 지금도 독재의 주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검찰이 너무 통제돼 정치권에 휘둘린 것이다."

5년 전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던 검찰의 모습이다. 참여정부 초기 검찰 인사파동과 검찰개혁을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평검사 40명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벌인 공개토론회에서 터져 나온 검사들의 '기개'는 "검찰에 왜 청탁전화를 넣었냐"는 말까지 대통령 면전에 쏟아낼 정도였다. 당시 검찰 안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검찰의 독립성이 향상될 것", "검사들이 할 말을 다하니 대통령이 조금 당황한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을 향해 '정치 검찰', '청부 수사'라는 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기업 수사, 광고불매 운동 수사 등 최근의 검찰 움직임에 대해 외부에선 '코드 맞추기'로 보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내부에서 이에 대한 비판은 찾아볼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이상하게도 너무 조용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정도 상황이면 소장 검사나 평검사들의 논쟁이 내부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 벌어질 법도 한데,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평검사들이 도대체 의견 개진이 없다. 법무부 장관의 조중동 광고 중단 수사 특별지시가 부당하다든지, 아니면 수사를 해야 한다든지 가타부타 의견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말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5년 전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했던 한 검사는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을 피했다. 다른 검사도 "토론회 때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말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몸을 사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불만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불만 수위가 높아가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한 대검 관계자는 "장관 지시나 정권 눈치보기에 끌려다니는 검찰에 왜 불만이 없겠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윗선에서도 불만은 있겠지만 (검찰 조직이란 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평검사는 "소장 검사들뿐 아니라 윗선에서도 속으로 끙끙 앓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참여정부 때와 달리 청와대 민정파트부터 법무부까지 검찰 출신들로 짜여져 있는데 대놓고 불만을 나타내겠냐"고 분석했다. 권력 핵심의 지시가 없어도 이심전심으로 '코드 수사'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검찰의 근본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중간간부는 "내부에 다른 목소리가 있으면 얼마나 있겠나? 모두 똑같다"며 자조섞인 반응을 보였다. 김남일 김지은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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