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연합뉴스

美 0157 쇠고기 리콜..검역당국 긴장

입력 2008. 07. 02. 14:17 수정 2008. 07. 02. 16:58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미국에서 쇠고기 제품의 리콜(회수) 소식이 잇따르면서 미국산 쇠고기 본격 수입을 앞둔 우리 국민과 검역 당국의 우려와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병원성 대장균 'O157' 관련 리콜의 경우 당장 우리나라에 쇠고기를 보낼 수 있는 한국 수출 승인 작업장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 美 'O157'사태 한국수출작업장서 시작된 듯

미국 농업부(USDA) 산하 식품안전검사국(FSIS)은 최근 샘플 검사를 통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소재 '네브라스카 비프'사(社)의 분쇄육(ground beef)에서 'O157'균 양성 반응을 확인하고, 53만1천707파운드(약 241t)에 대해 리콜 조치를 지시했다.

'O157'은 체내에서 독소(Verotoxin)를 만들어 출혈성 장염 등을 일으키는 대표적 병원성 대장균(E.coli)이다. 여러 식중독 원인균 가운데서도 특히 전염성이 강하고 잠복 기간이 3~5일로 길어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의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앞서 FSIS는 미시간과 오하이오에서 발생한 O157 환자로부터 수거한 미국 최대 식품 유통업체 '크로거' 브랜드의 분쇄육을 수거했고, 이들의 공통적 쇠고기 공급처로 '네브라스카 비프'를 의심하고 있다.

문제가 된 이 회사의 'EST. 19336'(등록번호) 작업장은 현재 미국 내 한국 수출 승인 작업장 30곳 가운데 하나다. 이 작업장은 지난달 26일 고시된 새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우리나라에 쇠고기를 수출할 수 있는 곳이다.

◇ 美 SRM 남은 소머리 부위 유통

또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쇠고기가 미국 내에서 소매 단계까지 유통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지난달 26일 FSIS는 홈페이지를 통해 텍사스주 소재 '벨텍스'사(社) 작업장에서 생산된 소머리 부위 쇠고기에 SRM이 포함된 것으로 의심돼 2천850파운드(약 1천300㎏)를 전량 리콜했다고 발표했다. 또 미주리주 '파라다이스 로커미트'사 역시 SRM인 편도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소머리 약 120파운드(약 54㎏)를 자진 회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리 검역 당국이 지난 5월 12~16일 미국 현지 작업장을 둘러보고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으로 쇠고기를 수출할 수 있는 30곳의 미 연방정부 승인 작업장에서는 30개월 이상 소의 경우 혀와 볼살을 떼낸 뒤 머리뼈.뇌.눈.3차신경절 등 SRM이 포함된 머리 부분 전체를 폐기하고 있다. 혀 역시 SRM인 편도가 붙어있는 뿌리 쪽을 피해 분리해야한다.

그런데도 SRM이 남아 있는 소머리 부위가 여러 회사에서 생산, 유통됐다는 것은 분명히 미국 작업장의 가공 과정과 검역 체계에 허점이 있다는 뜻이다.

◇ 검역당국 "O157 발견되면 반송"

다행히 이 두 업체가 소유한 작업장은 우리나라 수출 승인 작업장 30곳 명단에 들어있지 않다.

그러나 기존 30개 작업장 이외 현재 이미 20여곳이 추가로 한국 수출 승인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다, 새 수입위생조건 시행 후 90일이 지나면 한국 수출 작업장 승인권이 사실상 전적으로 미국에 넘겨지기 때문에 갈수록 우리 정부가 미국내 작업장을 직접 감시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농식품부는 미국내 소머리 리콜 사태와 관련, 주미 대사관을 통해 편도가 제거되지 않은 소머리가 소매 단계까지 유통된 경위 등에 대해 설명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아울러 향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수입금지 품목인 머리뼈 등이 섞여 오는지 검역 과정에서 더욱 철저히 살필 방침이다.

SRM이 아닌 O157.살모넬라 등과 같은 병원성 미생물의 경우 수입 검역에서 완벽하게 차단하기가 좀 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쇠고기 제품 가운데 식육, 즉 조리나 가공의 원료가 되는 쇠고기의 경우 병원성 미생물 검사를 거의 거치지 않는다. 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상 당연히 익혀 먹을 것으로 예상되는 식육에 대해서는 병원성 미생물 허용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쇄육이나 육류가공품 등 소비자들이 많이 익히지 않거나 그대로 먹는 제품들에 대해서는 O157, 살모넬라 등 병원성 미생물 검사가 이뤄진다.

만약 실제로 미국산 쇠고기 분쇄육이나 가공품 수입 과정에서 이들 병원성 미생물이 검출될 경우 해당 수입건(로트)는 모두 검역 불합격 판정을 받고 반송된다. 같은 작업장에서 두 차례 이상 같은 위반이 발견되면 우리 검역당국은 해당 작업장의 수출 작업까지 중단시킬 수 있다.

새 수입위생조건 18조에서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내 공중위생상 위해를 일으킬수 있는 잔류물질과 병원성 미생물은 한국 정부가 규정하고 있는 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아야한다'고 규정했고, 24조는 '동일한 육류작업장에서 생산된 별개의 로트(생산단위)에서 최소 2회의 식품안전 위해가 발견된 경우, 해당 육류작업장은 개선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중단 조치될 수 있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위성환 검역원 검역검사과장은 "미국 검역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리콜이 이뤄지고 있는 사안이므로 현재 우리 검역당국이 해당 작업장에 어떤 조치를 취할 상황은 아니다"며 "그러나 앞으로 수입 과정에서 O157 등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되면 해당 수입 건은 반송하고 같은 작업장에서 두 번 이상 반복되면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해당 작업장의 수출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shk999@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