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의 게임산책] '키워드로 본 NDS 고스톱'

입력 2008. 7. 10. 08:01 수정 2008. 7. 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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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 밀어서 패를 내라? 귀찮아함께 즐기는 : 와이파이로 세명까지DS : 대세에 지장없는 그래픽 "괜찮아"고스톱 : 참신성 부족…뭐가 다른거지?

닌텐도DS라이트(이하 NDSL)가 국내에 처음 발매됐을 때 많은 이용자들이 원했던 게임 중 하나가 `고스톱'이었다. NDSL의 듀얼 스크린 구성은 자기 패와 바닥 패로 나뉘어진 게임 방식과 잘 맞아떨어지는 데다, 터치 스크린 방식은 좀 더 편한 조작을 가능케 할 뿐 아니라, 와이파이를 이용한 다인(多人) 플레이 지원 역시 가능하기 때문이다.

NDSL이 정식 발매된지 1년이 넘은 상태에서,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NDSL 최초의 국산 고스톱 타이틀이 발매됐다. 앞서 언급한 게임의 특징을 하나로 압축해 `터치 함께 즐기는 DS 고스톱'이라는 제목을 달고 말이다.

그럼 제목에 맞게, 게임의 키워드를 △터치 △함께 즐기는 △DS △고스톱 등 네 가지로 나누어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터치. 분명 터치를 이용한 조작을 지원하고 있지만, 패를 그냥 터치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터치한 후 앞으로 밀도록 되어 있다.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고스톱적인 특성을 강조하고 싶어서 택한 방법이 아닌가 싶지만, 실제로는 그냥 터치만 하게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손맛이 딱히 강조된다는 느낌도 들지 않고, 불필요한 동선만 늘려 놓았을 뿐이다. 휴대용 게임 기획에서의 기본적인 원칙 중 하나는 필요한 동선의 극대화, 불필요한 동선의 극소화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두 번째 함께 즐기는. NDSL용 고스톱을 생각할 때 가장 많은 이들이 바랐을 기능일 것이다. 실제로 이전에도 모바일 네트워크 고스톱이나 모바일-온라인 연동 고스톱 등 휴대용 게임기에서의 네트워크 고스톱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많았으나, 서버를 통하는 방법을 택하여 별도의 이용료를 내야 했던 단점이 있었다.

다행히 이 게임은 와이파이 통신을 이용해서 세 명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여타 대부분의 NDSL 게임에서 지원하는 다운로드 플레이를 왜 지원하지 않는 지는 의문이다.(닌텐도 홈페이지에서는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다운로드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으나 실제 게임에서는 지원하지 않는다) 매출 증대를 위한 방법이라면 할 말이 없겠지만, 과연 처음부터 2인용을 어떻게 즐길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소프트웨어를 두 개 구입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 지는 역시 의문이다.

더욱이 게임 종료 후에는 바로 캐릭터 선택 화면으로 진입해서 게임의 맥을 끊고 있기까지 하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캐릭터별 특수 능력이 일부 존재하는 만큼 캐릭터 변경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함께 하기 모드에서는 캐릭터의 변경에 따른 특수 능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해가 어려운 처사이다.

세 번째 DS. 그나마 이 키워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만족하고 넘어갈 수 있다. 최상의 그래픽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소위 대세에는 지장 없는 그래픽이라고 하겠다. 패들의 그림이나 전반적인 화면 레이아웃 등 역시 보기 불편하지 않게 만들어져 있다. 원화의 투박함을 지적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싶지만, 이는 제작 방법상에서의 문제라기보다는 원화 자체가 워낙 선이 굵은 탓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물론 대상 기기인 NDSL의 낮은 해상도를 감안해 원화 작업을 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이 게임에서는 원화 정도가 아니라도 문제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이 얼마든지 있다.

마지막 고스톱. 사실 이 게임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고스톱으로서 게임성이 너무나 떨어진다는 데 있다. 생각해 보면 NDSL용 고스톱만큼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게임도 없을 것이다. 이미 온라인 시장은 물론, 여러 모로 상황이 비슷한 모바일 게임 시장의 고스톱 역시 엄청난 경쟁을 치르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해 오고 있지 않은가.(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고스톱 론칭 경쟁은 가히 살인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참신하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스톱의 기본적인 시스템 구현 이상의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고스톱을 만들라고 하기에 고스톱을 만들었을 뿐인데..." 정도의 느낌이랄까? 심지어 굳은 자(자신이 확실히 가져올 수 있는 패)는 다른 색으로 표시한다든지 하는 요즘 맞고 게임의 기본조차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NDSL이라는, 아직 국내 개발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플랫폼 기반의 게임이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 반대로 고스톱이라는 게임의 기본적 구현 난이도가 높지 않다는 점 역시 반대로 감안해야겠다.

결국 이 게임의 가장 큰 존재가치는 무료 네트워크 대전인 만큼, 위에서 말한 몇 가지 약점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고, 주변에 NDSL과 이 게임을 가진 이가 있다면 나름대로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 명이 둘러앉아서 각자의 기계로 네트워크 대전을 즐긴다는 것 이상의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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