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위기넘긴 정부 나라안팎 잇단 악재

입력 2008. 7. 13. 17:22 수정 2008. 7. 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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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일관계, 쇠고기국조 등 난제 수두룩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이명박 정부가 출범 5개월이 채 못돼 나라 안팎의 중대한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

두 달여 동안 계속된 `쇠고기 파동'의 그늘에서 벗어나기가 무섭게 남북, 한일관계에 있어 대형 돌발변수가 잇따라 터지면서 또 다른 위기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다 14일부터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국조 결과에 따라 새 정부가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 것은 물론 자칫 점점 사그라지고 있는 `촛불집회'의 불길이 다시 타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우선 지난 11일 금강산에서 발생한 50대 여성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남북간 대화가 전면 중단된 상태이긴 하지만 공교롭게 이명박 대통령이 전면적 대화를 제의하는 등 강경일변도의 대북기조에 변화를 꾀하려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터져 향후 남북관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북한측이 피격 사망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며 우리측의 현장조사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함에 따라 이번 사건이 한동안 남북관계 회복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 북한 노동신문은 13일 이 대통령의 전면적 대화 제의에 대해 "새로운 것이란 하나도 없고 지금까지 아래 것들이 떠들어오던 것을 되풀이한 것으로 논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남측 정부와 대화할 의지가 전혀 없음을 거듭 밝힌 것이다.

우리 정부는 피격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강력 추궁하면서도 대화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강온 양면전술을 구사하고 있지만 북한의 강경태도로 볼 때 남북간 대화는 한동안 재개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남북관계 경색은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의 대화에는 적극적인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과 맞물리면서 북핵 등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우리 정부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일관계에 적신호가 켜진 것도 큰 부담이다.

이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는 취임후 2차례의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으나 일본 정부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 영유권 명기 추진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강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일본 정부의 최종 방침이 나오는 14일이 한일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 명기를 강행해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될 경우 쇠고기 파동으로 인해 한미관계가 다소 껄끄러워 것과 맞물려 이명박 정부의 `4강(强)외교'가 중대 고비를 맞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쇠고기 국조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국조 대상에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외교통상부와 함께 청와대 대통령실까지 직접 포함돼 있어 국조 과정에서 청와대는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 공방에 휘말리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애초의 협상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책임론이 농림수산식품부를 넘어 외교통상부 등 다른 부처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2차 쇠고기 정국이 도래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 기록물 무단 반출사건을 둘러싼 노무현 전 대통령측과의 싸움도 고민거리다.

노 전 대통령측이 순순히 기록물 반환에 협조할 경우 논란이 크게 확산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봉하마을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검찰 수사가 불가피한 쪽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검찰이 수사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청와대가 피해를 볼 것은 없지만 전직 대통령과의 마찰이 국정운영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 한 참모는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느낌"이라면서 "현재로서는 각각의 사안에 대해 원칙을 지키면서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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