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논란, 우리가 일본보다 꼭 법률적 사료적 증거 많다고 할 수 없어"

입력 2008. 7. 15. 22:13 수정 2008. 7. 15. 22: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진행 : 고성국 (CBS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출연 :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뉴라이트 재단 이사장)

( 이하 인터뷰 내용 )

- 요미우리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후쿠다 총리가 독도 영유권 명기하겠다고 통보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곤란하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듣기에 따라 굉장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지금 굉장히 곤란한 상황인데 그런 문제까지 또 꺼내느냐는 의미에서 그런 말을 쓴 게 아니었을까. 만약 그렇지 않고 지금은 중학교 학습지도요령에 넣으면 안 되지만 시기를 봐가면서 처리하자는 뜻이었다면 굉장한 문제가 있는 발언이다. 아마 그런 발언은 안 했을 것이다.

- 일본의 아사히신문이나 마이니치신문 등에선 '우리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독도 문제에 대해 오히려 강경대응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수입 문제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있으니까 일본이 그런 문제를 들고 나오면 강경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그러나 쇠고기 문제가 아니더라도 독도 문제는 과거의 외교 전례로 봐서 한국 대통령이라면 강경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 '이런 대응이 오히려 독도 문제를 국제분쟁화해서 국제심판소로 가져가려는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영토주권에 관한 문제니까 그건 일본이나 한국이나 자기가 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나라에서는 상대방이 우리 것이라고 얘기하면 우리도 우리 것이라고 얘기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이것이 여론화돼서 일본사회나 한국사회에서 시끄러워지면 독도가 국제분쟁지화가 된다. 국제분쟁지화가 되면 우리에게 이로울 게 없다. 왜냐면 우리는 사실상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독도가 역사적으로 우리 것이라는 게 완전히 증명되면 우리가 자꾸 주장하면 좋지만, 사실 일본도 일본 것이라고 주장할만한 그들 나름대로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럼 현재 상황은 우리나라가 반드시 일본보다 법률적, 사료적 증거가 많다고 꼭 주장할 수가 없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에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라는 발언을 했었는데, 한일관계의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을 잘 모르고 너무 쉽게 이런 발언을 했던 건 아닐까?

그렇지 않다. 냉정하게 말하면 독도 문제는 한일관계에 문제가 되는 수많은 문제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 앞으로 한국이 발전하는 데 일본과 협조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과거 정권들은 독도 문제에 발목 잡혀서 실질적으로 적극적인 협조를 해서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것까지를 못해냈다. 그러니까 앞으로 우리가 국제적인 협력을 해서 우리 사회를 좋게 만들려면 해결될 전망이 없는 문제를 자꾸 클로즈업시켜서 우리의 선진화라는 큰 국정방향마저도 그르치는 어리석은 짓을 해선 안 된다.

- 우리가 조용히 가고 싶어도 일본이 자꾸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 결국 문제가 되지 않나?

우리와는 독도 문제가 있고, 중국과 일본 사이에도 조어도 문제가 있다. 양국에서 항상 떠든다. 전후에 계속 떠들었는데도 그것도 양국에서 해결이 안 된다. 그러니까 그걸 떠들어서 양국이 자기들의 발전을 위해 국제협력을 해야 할 것까지도 안 해야 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그 문제는 궁극적으로 해결이 어려우니까 당분간 덮어두고 협력할 건 협력하느냐,의 선택의 문제가 있다.

- '이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용외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것 가지고 실패나 성공을 판단할 근거가 어디 있나. 왜냐면 우리도 지금 독도가 우리 것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우리도 우리 교과서에 다 올라가 있을 것이다. 일본도 독도가 일본 것이라는 걸 교과서에 올리는 것도 아니고 교과서 지도요령에 표기하겠다는 정도의 얘기다. 그걸 가지고 우리가 큰 난리가 난 것처럼 반응하면 말려들어가는 것이다.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