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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제전망 한달도 안돼 모조리 빗나가 "강만수 장관 경질 안 하면 위기 극복 불가"

입력 2008.07.21. 17:41 수정 2008.07.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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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종철 기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8대 국회개원식에 참석하여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이 한 달도 안돼 좌초 위기에 빠졌다. 물가를 비롯해 고용, 금리, 국제기름값 등 정부가 예상한 각종 경제지표가 줄줄이 빗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폭등 양상은 더욱 심해지고, 일자리도 크게 줄고 있다. 국제유가는 약간 하락했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금리도 오르면서 서민 가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더욱 고조되면서 대외환경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정부도 뒤늦게 성장에서 안정 위주로 경제를 운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따라서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초기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고, 시장의 신뢰를 하루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물가-저성장을 이겨내기 위해선 노동자, 기업 등의 고통분담이 필수적인데, 강만수 경제팀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118명의 경제·경영학자가 21일 강만수 장관 경질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4.7% 수정 성장 근거 삼았던 경제지표들 모조리 빗나가

지난 2일 정부는 그동안 내세웠던 '6% 성장'을 '4.7%'로 내려 잡고,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춘 경제운용 계획을 수정, 발표했다. 고유가와 원자재값 상승 등 외부환경 탓으로 원인을 돌렸다.

하지만 4.7% 성장의 근거로 삼았던 국제유가를 비롯해 물가, 금리 등 각종 경제지표들이 한달도 채 안돼 모조리 빗나가고 있다. 정부는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우선 국제유가. 정부는 올해 전체 국제유가 수준이 우리나라가 주로 소비하는 두바이유 가격을 기준으로 배럴당 110달러, 하반기에는 120달러가 된다는 전제를 깔았다. 하지만 국제 유가는 한때 150달러까지 육박할 정도로 올랐다가, 최근 들어 130달러선까지 떨어지는 등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배럴당 평균 110달러선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유가보다 국내 물가를 비롯해 고용, 금리, 경상수지 등 각종 경제지표가 줄줄이 빗나가고 있는 점이다. 특히 저성장과 물가 폭등이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현실이 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제유가동향(그림 위)과 원-달러 환율 추이(아래). 국제유가 상승과 정부의 고환율정책에 따른 물가폭등으로 서민가계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 삼성경제연구소

4.5% 물가 잡기는 사실상 불가능... 공공요금 인상 연기해야

정부는 이달 초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 내외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조차 이 정도의 물가상승을 예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미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5%였다.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 불안 요인이 곳곳에 깔려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7월 금융통화운영위원회를 마치고, "공공요금 가운데 전기와 가스요금을 일단 동결하는 조건으로 올 하반기 물가전망을 했다"면서 "하반기에 공공요금이 오르면, 실제 물가는 (전망치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하반기에 물가안정이 정책의 중심이 되고 있는 만큼 당초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종적으로 4.5% 내외로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도시가스 요금의 경우 오는 8월과 9월, 11월 등 3개월에 걸쳐 크게는 50%까지 올릴 계획이다. 전기요금도 8월중에 5% 정도 인상하고, 내년에 한번 더 올리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정부 방침대로 가스와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이는 다른 공공요금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어 하반기 물가 상승에 전방위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강민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정부의 신뢰성 있는 확고한 의지 표명이 중요하다"면서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시기를 연기하거나 분산해 인상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프. 작년 12월 이후 경상수지는 6개월째 적자를 기록중이다.

ⓒ 삼성경제연구소

고용 감소, 경상수지 적자 확대... "정부정책 신뢰 잃어"

일자리 창출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정부가 당초 수정해서 내놓은 일자리 목표치는 20만명 내외였다. 하지만 통계청의 6월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신규 취업자 수는 14만7000명이었다. 5월 18만1000명보다 3만4000명이나 감소했고, 4개월 연속 20만명을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위축과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일자리가 개선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의 경제동향보고서를 보면, 내수 둔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기업들의 설비투자 역시 감소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경상수지 적자 전망치도 정부의 예상을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를 10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 5월까지 적자규모가 71억 70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작년 12월 이후 6개월째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채 안됐지만 각종 경제지표는 예상을 한참 빗나가고 있다"면서 "문제는 정부가 안정 위주의 정책을 편다고 하지만, 시장에선 이를 그대로 믿지 않고 있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경제위기를 초래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경질을 촉구하는 경제·경영학자 118명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서울 대학로 경실련 강당에서 이의영 군산대 교수, 양혁승 연세대 교수, 김호균 명지대 교수, 심충진 건국대 교수, 김종걸 한양대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118명 경제경영학자 "강만수 장관 교체해야"

특히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하루빨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초기 경제 실정(失政)의 책임을 물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물가와 저성장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선 노동자와 기업 등 경제주체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지만, 현 경제팀으로는 고통 분담을 호소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18명의 경제·경영학자도 21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정부가 민생과 물가 안정으로 바꾸겠다고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신뢰하지 않고 있다"면서 "과거 개발연대식 관치경제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있는 강만수 경제팀으로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의영 군산대 교수(경제학,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개각에서 경제난국의 책임을 져야할 강만수 장관 대신 차관만 경질한 것은 책임소재를 호도한 것"이라며 "결국 고통 분담을 호소해야할 강 장관 스스로 국민들의 신뢰마저 잃어버린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양혁승 연세대 교수(경영대)도 "이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강 장관을 끝까지 보호하려고 하지말고, 즉시 교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동성명에는 이종훈 전 중앙대 총장(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권영준(경희대 국제경영학), 이근식(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김균(고려대 경제학과), 김진방(인하대 경제학과), 김호균(명지대 경영정보학과), 심충진(건국대 경영학과), 김종걸(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전성인(홍익대 경제학과), 이상승(서울대 경제학부), 홍종학(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등 진보와 중도 성향의 경제·경영학자가 대거 참여했다. [☞ 오마이 블로그][☞ 오마이뉴스E 바로가기][☞ 촛불문화제 특별면]- Copyrights ⓒ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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