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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득 730만원에 저축은 0원"

입력 2008. 07. 28. 08:02 수정 2008. 07. 2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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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대환기자][2008년 7월 당신은…(3) 강북 맞벌이 금융社 대리]

국내 굴지의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입사 6년차인 이진영 대리(31·가명). 남편 연봉과 합해 연수입이 9000만원 가까이 되니 먹고 사는 데 큰 걱정 없는 전형적인 '중산층'이다.

그러나 이씨의 가계부는 최근 중산층의 살림살이가 얼마나 '빡빡'해졌는지 대변한다. 지난해보다 지출금액이 크게 늘어 가계부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5월 2억원을 대출받아 4억원짜리 아파트(105㎡)를 구입한 탓이 컸다. 물가가 오르면서 육아비용이 껑충 뛴 것도 이씨의 어깨를 짓누른다.

◇월 730만원에 '적자' 가계부

=두살짜리 아이를 둔 이씨 가정의 한달 수입은 남편 월급과 합쳐 730만원 정도. 적잖은 수입이지만 최근 지출이 크게 늘면서 6월 가계부가 소폭 적자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씨 가계부를 적자로 돌아서게 만든 가장 큰 항목은 역시 은행 대출. 4억원을 주고 서울 왕십리에 아파트를 1채 구입했다. 물론 절반가량은 은행 대출이다. 젊은 나이에 내집이 생긴 것은 좋았지만 6월부터 180만원의 원리금 상환에 들어가면서 이씨 가계부는 바로 적자로 전환했다.

직장 때문에 아이를 어린이집(32만원)에 보내면서 육아비용도 지난해보다 3배가량 뛰었다. 지난해에는 휴직하고 직접 아이를 돌봤기 때문에 수입이 적긴 했어도 그만큼 지출도 줄일 수 있었다.

이씨는 "대출 원리금 상환을 감안해 가계부를 맞췄는데 물가상승으로 예상치 못하게 지출비가 크게 늘어 당황스러웠다"며 "대출금 상환과 육아비, 부모님 용돈이 굵직한 지출항목인데 어느 것 하나 마땅히 줄일 만 한 게 없다"고 난감해 했다.

남편과 각자 출근하는 사정 때문에 2대였던 승용차 중 휘발유 차량 1대는 처분했다. 기름값 대기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 지난해까지 매달 10만원을 납입한 저축도 끊긴 지 오래다. 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데 대출받아 무리하게 집을 장만한 게 후회된다고도 말했다.

◇재테크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

='설상가상.' 이씨는 최근 신용카드사에서 '카드 사용 정지'라는 뜻밖의 문자를 받았다. 주식투자를 위해 마이너스통장에서 돈을 끌어다 쓴 것이 화근이었다.

지난해 이씨는 주식시장이 괜찮다는 말에 마이너스통장에서 2300만원을 빼 갖고 있던 자금과 함께 펀드(7000만원)와 주식(4700만원)에 투자했다. 얼마 남지 않은 마이너스 한도에 대출금 상환까지 나가다보니 통장에 카드값이 자동이체될 돈이 남지 않았던 것. 다행히 해결은 했지만 곤두박질친 펀드와 주식은 이씨의 또다른 골칫거리다.

최소한 10% 정도는 기대한 펀드 수익률이 되레 평균 20% 뚝 떨어진 것. 펀드에서만 벌써 1400만원가량 손해봤고 주식에서도 1200만원 정도 손해다. 지금이라도 손절매를 해야 할지, 이대로 손실 나는 걸 지켜만 봐야 할지 고민이다.

◇육아비 부담이라도 덜었으면

=이씨는 '나라'에 할 말이 많다. 그녀는 "사실 남들이 들으면 그 수입에 적자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겠지만 수입이 늘면 지출도 그에 따라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같다"며 어디서 얼마를 쥐어짜야 할지 난감하다.  

가까운 해외로 여름휴가를 갔던 것은 이미 옛말. 올해는 휴가를 갈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가는 횟수도 줄인 지 오래다. 이씨는 무엇보다 아이 양육비가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정부가 노력한다고 하지만 맞벌이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고 그녀는 말했다. "증시 진작책을 펼치고 세금도 많이 안걷었으면 좋겠어요. 대출자를 생각해서 이자율도 높이지 않았으면 하고요." 그러나 이씨의 바람이 이뤄지기는 여전히 힘들 것같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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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환기자 dh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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