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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결국 AIG 살리기 선택..금융위기 진정될까(종합)

입력 2008. 09. 17. 12:05 수정 2008. 09. 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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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질 경우 금융시장. 미국 경제 파장 심각성 고려(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 정부는 결국 AIG를 일단 살리는 길을 택했다.미 최대의 보험사인 AIG가 무너질 경우 그렇지 않아도 위기상황에 빠진 금융시장에 엄청난 타격과 후폭풍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고도 할 수 있다.

AIG의 구제는 리먼브러더스 몰락 이후 이어지는 금융시장의 심각한 혼란을 진정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그러나 AIG 외에도 우려 대상이 되는 '다음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급한 불만 끈 것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몰락하게 놔두기엔 너무 커' =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현지시간) AIG에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키로 함으로써 AIG의 자금사정에 숨통을 트이게 만들었다.

AIG는 구제금융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대출을 갚는 등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으로 몰락을 길을 걷게 놔뒀던 미 정부가 입장을 바꿔 AIG 구하기에 나선 것은 증권사나 투자은행의 몰락과는 달리 AIG의 몰락은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특성상 보험 가입자 등 소비자들의 재산이 걸려 있고 보험에서 리스크.자산 관리 사업에 이르기까지 AIG와 거래하지 않는 금융기관이 없다고 할 정도로 수없이 많아 AIG 몰락시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감당하기 어려운 파장이 불어닥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조1천억달러의 자산과 전세계 130개국에 7천4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AIG가 몰락하면 금융산업의 손실 규모가 총 1천800억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RBC캐피털 마켓은 분석했다.

정부의 이런 입장은 이날 FRB가 AIG 구제에 나서면서 발표한 성명이나 백악관 설명, 헨리 폴슨 장관의 발언 등 곳곳에서 확인된다.

FRB는 AIG의 무질서한 몰락은 이미 심각한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더 심화시키고 자금조달 비용을 크게 높이는데다 가계의 자산을 감소시키고 경제의 활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토니 프래토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FRB의 조치를 지지한다면서 이번 조치가 금융시장의 안정을 증진하고 경제에 광범위한 타격을 주는 것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구제책 마련 진통..일단 위기는 진정될듯 = AIG는 지난 1.4분기 78억1천만달러, 2.4분기 53억6천만달러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다음 차례는 AIG'라는 소문이 나돌자 주요 자산 매각 등의 자구계획을 추진하는 한편 400억달러 규모의 정부 지원을 요구해왔다.

특히 지난 주말 리먼의 몰락으로 금융위기가 고조된 이후로는 AIG가 생존할 것인지 여부가 금융시장의 최대가 화두가 돼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AIG 구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모기지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국영화화를 통해 구제한 이후 부실 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정부는 업계의 지원이 낫다는 판단 하에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등의 업체에 700억∼750억달러의 지원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난색을 표명해 이런 방도는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용평가업체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 & P), 피치 등이 AIG의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한 것도 AIG를 거의 막바지 상황에 몰리게 했다.

신용등급 하향으로 AIG는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고, 결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아 일단 살고 보는 길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AIG의 정부 구제는 일단 시장의 불안감을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UBS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해이븐스는 블룸버그에 "엄청난 구원"이라며 AIG를 무너지게 놔뒀을 경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AIG 위기는 넘겼지만 워싱턴 뮤추얼 등 다음 타자가 누가 될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언제 또 터질지 모를 뇌관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누군 살리고, 누군 놔두고'..기준 논란 = AIG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경영진 교체, 자산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도 이번 AIG 구제로 납세자 부담은 없을 것으로 밝히며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난에 미리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AIG 구제는 리먼브러더스는 몰락하게 놔둔 것과 비교해 누구는 살리고 누구는 몰락하게 놔두는가에 관한 '대마불사'의 기준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오고 다른 기업들도 정부에 손을 벌리게 하는 여지를 만들어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미 정부가 리먼을 구하는 것을 거부한지 이틀만에 AIG를 구제키로 함으로써 '대마불사'의 기준을 어떻게 정하는지에 관한 논란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로이터에 자동차나 항공사 등도 정부의 도움을 청할 것이라면서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시스템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해 경영 잘못으로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을 정부가 납세자 부담으로 구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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