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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부대' 수사 경찰 곤혹..형평성 논란도

입력 2008. 09. 21. 17:24 수정 2008. 09. 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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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종교인들은 조사조차 안해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유모차 부대' 주부들에 대한 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아 경찰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또 사실상 똑같은 유형의 행동을 한 국회의원 등에 대해서는 아예 조사 계획조차 없는 상태에서 주부들을 상대로 경찰이 사법처리 수순을 진행하는 데 대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20일과 21일 「`유모차부대' 수사 관련 여론에 대한 해명'」이라는 제목의 자료 2건을 냈다.

경찰이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으로 해명자료를 낸 것은 "다음카페 `유모차부대' 운영자 정모(33·여)씨 등 주부 3명에 대해 집시법 위반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수사중"이라고 19일 발표한 데 대해 비난 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식을 걱정하는 죄없는 엄마들까지 잡아들여 공안정국의 볼모로 삼으려 한다', `모호하고 불확실한 개념인 선동 혐의를 적용한 것은 자의적인 법집행을 초래한다'는 것이 인터넷 등에 올라온 비난 글의 주된 내용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법처리 대상 주부들을 `유모차를 동원해 불법 촛불집회에 참여하도록 선동한 자들'로 지칭하면서 수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사법처리 대상 주부 3명에 대해 `극렬 가담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이들에 대해서만 선별해 수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 주부들의 혐의 내용은 `카페 공지를 통해 10회 가량 촛불집회 참가 동원', `유모차를 끌고 카페 회원 수십명 등과 함께 도로를 점거해 행진', `경찰의 해산명령을 듣고도 불응하면서 유모차로 물대포차 2대의 진로 및 교통 방해' 등이다.

경찰은 그러나 촛불집회에 참가해 마찬가지 행동을 했던 국회의원이나 종교인 등에 대해서는 조사 계획조차 세우지 않아 이번엔 `형평성 논란' 마저 일고 있다.

`유모차 부대 엄마' 카페측은 21일 게시물을 통해 "자행하지도 않은 불법을 자행했다고 이렇게 표적수사와 탄압을 하는 것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경찰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카페측은 "유모차부대를 수사하려거든 그 많은 시민들, 신부님, 수녀님, 스님들, 목사님들, 수백 수천 수십만의 국민들을 전부 조사하라. 그렇다면 이번 수사를 공평하다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카페측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민노당 강기갑 의원 등 야당 국회의원 수십명과 종교인들 일부는 6월을 전후해 수차례 도로 점거 촛불행진이나 삼보일배 행진에 참가했고 의원 중 일부는 행진 현장에서 `인간띠'를 만들어 경찰 물대포차와 전경부대의 진로를 가로막기도 했다.

혐의 유형은 사실상 동일하지만 `유모차 부대' 주부 3명의 경우와 달리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경찰은 민주당 안민석 의원에 대해서는 `촛불집회 현장에서 경찰관 3명을 폭행했고 증거 자료도 있다'고 지목해 놓고도 출석 요구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안 의원은 경찰 입장과 반대로 `과잉진압에 항의하다가 경찰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국회의원들이나 승려, 신부 등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 않았으며 지금으로서는 그럴 계획도 없다"며 "안 의원에 대해서는 채증자료는 있으나 아직 검토중이며 소환조사 계획도 지금으로서는 세우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형평성 논란에 대해 `유모차 부대 주부' 수사 담당자는 "내가 맡은 사건에 대해서만 얘기하겠다"며 언급을 거부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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