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너 때문에'..커피의 굴욕

2008. 10. 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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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회사원 이현아(27) 씨는 사무실에서 습관적으로 마시던 자판기 커피와 커피믹스 대신 녹차, 홍차 등의 차 음료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씨뿐 아니라 사무실 내 직장 동료도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던 자판기 커피 대신 비타민 음료, 과일 주스, 녹차, 율무차 등을 찾기 시작했다.

# 2. 서울 도봉구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이현규(63) 씨는 손님에게 커피 대신 오렌지 주스나 녹차를 대접한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커피보다는 녹차, 오렌지 주스, 생수 등을 더 찾기 때문이다. 일명 '다방커피'로 불리던 자판기 커피가 멜라민 파동 이후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오피스타운 주변에 있는 소규모 커피전문점들은 물론 캔커피나 스틱 형태의 커피믹스도 멜라민 파동의 후유증을 앓기는 마찬가지다.

과자에 이어 커피프림에서도 건강에 해로운 멜라민 성분이 검출된 뒤 소비자 불신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프림 함유 커피 인기 하락하고, 차 음료는 상승세=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와 '코코넛'에 이어 동서식품의 '리츠 크래커'에도 멜라민 성분이 검출되는 등 멜라민 파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자판기 커피 소비가 격감하고 녹차나 전통차 등 대체 음료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회사원 김모(32) 씨는 "사무실에서 하루평균 3~4잔의 자판기 커피를 마셨는데 거기에 멜라민 커피프림을 사용하는지 알 수가 없어 앞으론 커피 대신 녹차나 전통차를 마실 생각"이라고 말했다.

멜라민 사태 이후 커피믹스의 판매가 10% 이상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프림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마트의 경우 커피크림의 멜라민 함유 우려가 제기된 뒤 커피믹스 등 커피류 상품군 매출이 예전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롯데마트도 이 기간 동서식품의 '프리마' 등 커피크림은 전년 대비 37.9% 감소했다.

반면 녹차, 율무차, 홍차, 허브티 등 대체 음료시장의 매출이 상승세다. 특히 녹차는 매출이 1주일 새 4% 이상 증가했다.

멜라민 커피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건강에 무해한 음료로 관심이 쏠린다는 증거다.

커피전문점에서도 커피크림이나 유지방이 안 들어 있는 블랙커피를 주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커피 대신 과일 주스나 전통차, 허브티 등을 주문하는 소비자도 부쩍 늘었다.

▶레드카드 받은 'Made in China'=멜라민 파동 이후 멜라민과 무관한 중국산 식품도 덩달아 외면받고 있다. '차이나 레드카드' 현상이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커피의 대체 상품으로 통하는 녹차나 혼합차시장에서 뚜렷하다.

실제 분말 타입의 녹차와 혼합차의 경우 국산 차인가를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중국산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는 게 유통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반면 국산 제품의 판매는 불티가 난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유통매장에서 팔리는 국산 차의 매출이 20%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 명동과 대학로, 역삼동 등에 있는 '오 설록 티하우스', 이대 앞 '세이지' 등 티(Tea)카페의 경우엔 한 달 새 방문객의 증가 폭이 10%를 넘어섰다.

김정훈 아모레퍼시픽 설록 브랜드팀장은 "멜라민 파동 이후 분유를 사용하는 커피 대신 믿을 수 있는 국산 녹차 등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멜라민 파동 이후 매출 상승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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