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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아이들 안 보던 조성민에게 친권?그 법 집어치워라, 진짜 '최진실법' 필요"

입력 2008. 11. 11. 14:57 수정 2008. 11. 1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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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상규 기자]

고(故) 최진실의 유산을 놓고 전 남편 조성민과 최씨의 유족 간에 분쟁이 발생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한부모 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 모임'의 발족식에서 허수경 방송인이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 유성호

"남자는 5년간 아이들을 한 번도 보러오지 않았다. 아이들이 보러 가면 핸드폰을 바꾸거나 전원을 꺼 놓았다. 남자는 친권을 확실히 포기했고 법원은 아이의 성을 떼어주었다. 남자는 새 여자와 깨가 쏟아진다 여기저기 떠벌이고, 어미는 분노와 슬픔 속에서 엄마성 아이들을 보며 웃었다. 찢어진 가슴에 소금을 채우고도 안도의 숨을 쉬었다. 어미가 떠나자 엉성한 법은 후딱 생물학적 아비에게 친권을 던져주었다. 그 법, 집어치워라."

'한부모 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 모임' 발족식에서 배우 김부선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글을 읽던 배우 김부선은 울먹였다. 떠난 고 최진실씨가 생각난 것일까, 아니면 갑자기 두 아이의 친권을 주장하고 나선 조성민씨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을까. 혹 그것도 아니면 "엉성한 법"에 대한 실망 때문이었을까. 김씨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찰칵 찰칵.' 기자회견장에 모인 수십 개의 카메라에서 소리가 나며 일제히 플래시가 터졌다. 대중문화 영역에서 하나의 상징이었던 최진실이 남긴 여진은 여전히 강력했다. 그리고 '죽은' 최진실이 던진 '한부모 가정'에 대한 화두는 이제 태풍이 될 듯하다.

방송인 허수경, 배우 손숙·김부선·권해효, 여성학자 오한숙희, 소설가 공선옥, 전 여성부 장관 장하진, 국회의원 이정희, 참여성노동복지 대표 전순옥 등 저명인사들이 '한부모 가정 가녀를 걱정하는 진실모임(이하 진실모임)'을 결성하고 우리 사회의 친권제도 문제 개선을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김부선의 눈물... "그 법 집어치워라"

이들은 1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성민씨의 친권 회복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 때로 약자에 대한 폭력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끔찍한 사례"라며 "앞으로 친권과 관련한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 행정, 사법 등의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친권 제도 개선 운동에 나선 건 최근 조성민씨가 전 부인 최진실씨의 사망 이후 두 자녀의 친권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조성민씨는 지난 10월 30일 언론사에 배포한 호소문을 통해 "아이들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아빠로서 의무를 다하고자 한다"며 "양육권은 외가에 넘겨줄 수 있지만, 본인은 재산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데 간여하겠다"고 밝혔다. 즉 두 아이의 양육권은 넘겨줄 수 있지만 친권과 재산권은 자신이 갖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이후 조씨를 비판하는 여론과 '조성민씨 친권 반대' 서명 운동이 인터넷에서 벌어졌다. 하지만 조씨의 친권 주장은 현행법을 따른 것이다. 1990년 개정된 민법에 따르면 부모가 이혼할 때 한쪽이 친권을 가질 수 있지만, 이 친권자가 사망할 경우 친권은 다른 쪽에게 자동 이관된다.

하지만 고 최진실씨의 모친 정옥숙씨를 비롯한 유가족들은 "2004년 이혼 이후 조씨가 아이들 양육은 물론이고 아이들을 단 한 번도 만나지 않는 등 아버지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조씨의 친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진실모임 역시 같은 견해다. 이들은 "최진실씨가 조씨의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조씨가) 이미 친권 포기각서를 썼으며, 법원의 허락을 받아 아이들 성까지 바꾸었는데 조씨의 친권이 부활했다"면서 "친권은 권리와 의무의 조항인데, 의무를 하지 않은 친권자에게 권리를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조씨는 이혼 후 5년 동안 단 한 번도 아이들을 만나지 않았으며, 아이가 아빠가 보고 싶다고 하여 2차례 만남 약속을 했으나 두 번 다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 조성민 씨가 최진실씨 명의의 통장을 봉쇄한 뒤 외할머니에게 '아이들 키우게 해주는 걸 감사히 여기라'고 주장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조씨를 비판했다.

또 이들은 "생물학적 친권의 기계적 부활이 자녀의 안정된 양육과 행복을 방해할 소지가 있다"며 "생물학적 부모인가 법적 부모인가를 떠나 실질적인 양육을 맡아온 사람들의 존재가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오한숙희씨는 "우리의 활동이 단지 조성민씨 개인만을 겨냥한 건 절대 아니다"며 "친권 문제로 이 땅에서 고통받는 모든 한부모 가정과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허수경 "진정한 최진실법은 악플 관련 법제가 아니다"

'한부모 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 모임'의 발족식에서 방송인 허수경씨가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늘만큼은 방송인이 아닌 한부모 가정의 가장으로 소개하고 싶다"고 밝힌 허수경씨 역시 비통한 심정을 나타냈다.

허씨는 "자신을 짓밟았던 배우자가 자신이 쌓은 재산을 관리하고, 손자를 돌봤던 정옥숙씨가 딸의 재산은 물론이고 손자들의 앞날에 1%의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는 걸 알면 최진실씨는 죽어서도 피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허씨는 "진정한 '최진실법'이란 악플 관련 법제가 아니라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진실로 행복해지는 법 개정에 붙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손숙씨는 "조씨가 갑자기 배우 최진실이 피땀 흘려 번 돈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포기했던 친권을 다시 갖겠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며 "이 시대를 사는 여성으로서,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고(故) 최진실의 유산을 놓고 전 남편 조성민과 최씨의 유족 간에 분쟁이 발생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한부모 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 모임'의 발족식에서 배우 손숙씨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유성호

이들은 인터넷에 개설한 카페 '한부모 진실방(cafe.daum.net/hanbumojinsilbang)'을 통해 친권남용 피해 신고 접수, 관련 공청회 개최, 서명운동 등을 펼칠 예정이다. 이미 인터넷 공간에는 '조성민 친권 반대 청원' 서명운동이 벌어졌고, 관련 카페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즉 조성민씨의 친권 주장에서 비롯된 논란이 '친권 관련 법 개정 운동' 등으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진정한 '최진실법'이 만들어질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고 최진실씨의 모친 정옥숙씨는 최근 시사주간지 <시사IN>과 인터뷰에서 "조성민은 아이들 생일을 챙기거나 안부 한 번 물어본 적이 없고, 양육비는 물론 아이들 우유 한 번도 사준 적 없다"며 "그랬던 조성민이 '친권과 양육권, 재산권 등 모든 권리가 자신한테 있으니 협조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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