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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흑석동 주민 "아파트 필요 없다.. 뉴타운 취소"

입력 2008. 12. 15. 03:23 수정 2008. 12. 15.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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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서울지역서 처음 행정심판 청구

ㆍ"가구당 2억~3억원 추가부담금 벅차"

서울 동작구 흑석동 주민들이 뉴타운 지정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서울 뉴타운 지역에서 주민들이 "뉴타운에서 빼달라"며 법적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흑석뉴타운 예정지역 내 흑석 1·2·7·9 재정비촉진구역 주민 270가구는 국무총리실 행정심판위원회에 뉴타운지구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고 14일 밝혔다.

주민들은 "뉴타운 지구 지정을 취소하고, 존치지역으로 분류해 달라"고 요구했다. 흑석 1·2·7·9 재정비촉진구역은 지난 9월 서울시와 동작구가 주거환경개선사업정비구역 지정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 기존 뉴타운 지구에 추가로 편입시킨 지역이다. 주민들은 우선 "서울시와 동작구가 이들 지역의 건물 노후도 등이 정비구역 지정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 위한 노후도(지은 지 20년 이상 된 건물 비율)는 60% 이상이어야 하지만, 주민들에 따르면 1·7·9구역 노후도는 각각 43.2%, 53.1%, 47.5%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주민들은 노후도를 일률적으로 20년으로 잡은 것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2구역의 경우 노후도가 66.5%로 기준인 60%를 넘었지만, 대부분의 건물들이 철근, 철골, 시멘트로 건축된 것을 고려하면 20년을 노후도로 잡은 것은 '상식을 벗어난 판단'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지역에는 건축된 지 10년 안팎의 건물들은 물론, 3~4년 전에 건축되거나 리모델링한 건물들이 상당수 있다. 또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자연경관지구로 지정돼 있는 흑석7 재정비촉진구역은 다수의 양호한 단독주택들과 빌라들로 이뤄져 있다.

주민 노수완씨는 "흑석 7구역은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로 좋은 주거환경을 가진 곳인데 이런 곳을 재개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아파트도 필요 없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가고 싶지도 않고, 그저 40년 넘게 살아온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다시 흑석뉴타운 내에 살려고 해도 가구마다 2억~3억원의 추가부담금을 내야 한다"며 "주민들 중 상당수는 다른 지역으로 가서 같은 크기의 집을 얻기도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현재 66㎡ 넓이의 흑석1동 ㅎ빌라에 사는 주민이 받게 되는 보상금은 2억여원 정도이지만 아파트 분양가와 취득세 등 뉴타운 내 새 아파트 입주에 드는 비용은 4억2500만여원에 달해 2억2000만여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미 철거된 흑석 3동의 단독주택에 살던 한 주민은 보상금으로 5억여원을 받았지만 같은 크기의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8억2000만원이 들어 3억10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흑석동 주민들은 이번 행정심판을 통해 뉴타운 지정이 취소되지 않을 경우 서울시의 정비구역 지정처분에 대해 법원에 취소청구소송을 낼 계획이다. 동작구 도시관리과 박문식 과장은 "다수의 주민들이 반대하면 재개발을 추진할 수 없다"며 "아직 재개발조합이 만들어지지 않은 경우 찬성률이 75%를 넘어야 조합을 만들 수 있으므로, 반대하는 주민이 많으면 정비구역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기범기자 > - 재취업·전직지원 무료 서비스 가기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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