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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정치가 공든 탑 무너뜨려"

입력 2009. 01. 12. 09:03 수정 2009. 01. 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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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정치개혁 주문..與 미온대처 비판 성격도(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국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아침 출근길 KBS1 라디오와 교통방송 등을 통해 방송된 정례 라디오연설을 통해서다.

이 대통령은 "오늘은 `경제위기'만큼이나 심각한 `정치위기'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한다"는 말로 입을 뗀 뒤 작심한 듯 국회를 향해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지난해 연말 방송법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등 핵심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과정에서 발생한 국회 폭력사태를 직접 겨냥한 것이지만 국회 운영 전반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이전에도 국회를 비판한 적이 있지만 이날처럼 노골적으로 국회를 정면으로 일갈하면서 고강도 정치개혁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한 쓴소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 대통령은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한 국회 폭력사태를 다룬 해외 언론보도들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국제적 경멸의 대상이 되다니 대통령으로서 정말 부끄러웠다", "회의실 문을 부수는 해머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때리고 제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것 같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또 "`아이들이 보면 어쩌나', `외국인들이 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을 졸인 것이 비단 저만은 아닐 것"이라는 말로 국회에 대한 국민의 냉소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정치가 오히려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있지 않나 한다", "이번 사안을 그냥 그대로 흘려버리면 정치발전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등 야당의 뻔한 반발을 예상하고도 이처럼 국회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폭력이 난무한 현 국회 상황을 방치하고서는 시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는 물론이고 선진일류국가 달성 목표가 요원해 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경제위기 앞에서 당리당략만 내세워 추한 싸움만 할 경우 민생.개혁과제는 외면당하고 나라밖의 평가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위기극복이 더욱 요원해 질 수밖에 없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또다시 뼈아픈 좌절을 맛봐야 한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여기에는 또 집권 2년차를 맞아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려는 사전포석의 의미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폭력국회에 대한 `싸늘한' 국민의 시선을 우군 삼아 국회를 확실하게 견제하고 개혁함으로써 국정장악의 강력한 추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진일류국가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원동력 역시 정치로, 정치를 바로 세우는 정치개혁이 말이 아니라 이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 여러분께서 뜻을 모아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는 이 대통령의 당부 역시 이런 분석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폭력사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며 단호한 대처를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게 바로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거대 여당으로서 각종 민생.개혁 법안 처리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한나라당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한다.

이와 동시에 한나라당에 미처리 주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그간 수차례 국회에 법안 처리의 협조를 요청했는데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면서 "이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이고 한나라당에도 불만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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