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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만 남은 경제' 대구는 지금..

권화순 기자 입력 2009. 01. 16. 09:35 수정 2009. 01. 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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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화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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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외곽 비산동 염색공단에선 수증기를 뿜어내는 굴뚝이 절반도 안된다. 한때 강 오염을 막기 위한 '단수' 조치로 생산량을 제한하기도 했지만 이젠 '추억'일 뿐이다. 전통의 섬유업종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후발 국가에 밀려 공단은 텅 비어간다. '질'로 승부한다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또다른 산업 축인 자동차부품업체들도 맥을 못춘다. 이렇다 할 대기업 없이 2,3차 협력업체만으로 버텨왔던 터였다. 그나마 남은 희망은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정비사업'이다. 부도 공포에서 희망을 찾는 대구를 둘러봤다.

[달구벌 '경제폐허구역'… 섬유 '중국폭탄'. 車부품은 '감산폭탄']

- 수십억 투자 섬유시설, 中 헐값에 넘겨

- 차부품공장 가동률 뚝… 연쇄부도 공포

- "4대강 정비사업 지역경제 유일한 희망"

"대구는 껍데기뿐입니다. 섬유는 다 죽고, 수출 대기업은 부산과 마산으로 가고, 자동차 부품업체는 앞이 캄캄하고…."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 14일. 대구시 경제의 '체감'온도는 이를 훨씬 밑돌았다. 경기침체 여파로 지역 경제의 두 축인 자동차부품과 섬유가 맥을 못추고 있다.

◇'폭탄' 맞은 차부품업계

=대구지역엔 내로라할 대기업이 없다.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업체 가운데 7개가 자동차 협력업체일 정도다. 종업원이 50명 이하인 중소기업이 대다수다. 그야말로 대기업이 '감기'에 걸리면 곧바로 '몸살'로 앓아누울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다.

이들 업체는 대기업 감산의 직격탄을 맞았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자동차 협력업체는 다행히 5%밖에 없지만 현대자동차 등이 감산하면서 연쇄도산의 '공포'에 떨고 있다. 공장 가동률은 60%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월 5억원의 매출을 거두던 한 업체는 3억원을 겨우 맞추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잔업을 언제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서 "예전엔 이직자가 생기면 회사 측에 추가 고용을 요구했지만 지금은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고 전했다.

2~3차 협력업체의 자금사정은 '최악'이다. 대기업의 어음거래가 부쩍 늘었고, 만기도 2배 이상 길어졌다. 공장을 멈출 수 없어 연 120%의 금리를 주고 사채를 끌어다쓰기도 한다. 여기에 통화옵션 상품 '키코'도 자금난을 거들었다.

대구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존 대출을 회수하겠다며 접수를 못하게 하는 바람에 패스트트랙 신청은 엄두를 못낸다"면서 "현재 24개사가 접수했는데 실제 키코 거래업체는 10배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섬유업체, '반전'가능할까

=전통산업인 섬유업도 기를 못펴고 있다. 국내 섬유업체 중 대구지역 비중은 80%. 하지만 내리막길로 접어든 지 오래여서 '껍데기'만 남았다는 평가다. 후발주자에 밀려 섬유공업단지는 텅텅 비어간다. 30억원을 들여 투자한 시설을 중국에 2억~3억원에 거저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섬유업종의 '무관세' 조항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여년간 섬유업에 종사했다가 직업을 바꾼 김모씨는 "솥을 다른 나라에 팔았는데 밥을 지으면 미국에 5만원을 받고 도시락을 팔 수 있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고 반문했다.

일부는 낙관론을 펼치기도 한다. 소품종 대량생산체계인 중국에 맞서 '질'로 승부해 '반전'을 모색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른바 '역 샌드위치론'이다. 대구의 대표적 중견 섬유업체 2곳도 '품질'로 승부하면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만성적인 '인력난'도 풀어야할 과제다. 수도권으로 인력이 유출되는 것과 함께 정부가 올 1월과 2월 외국인 노동자의 신규채용 규제를 하는 탓이다. 한 섬유업체 사장은 "10%가량이 외국인 노동자인데 정부 규제로 인력 구하기가 만만찮다"면서 "수도권 규제가 풀리면 이런 쏠림현상이 심해질까 정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4대강 정비사업, "유일한 희망"

=대구에선 유난히 '우방' 아파트가 눈에 자주 들어온다. 우방은 대구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은 건설업체였다. 대표적 놀이시설인 '우방랜드'의 타워도 명물 중 하나다.

우방이 C & 에 넘어갈 때 브랜드를 유지해야 한다며 100만명의 대구시민이 서명에 참여했다. 하지만 현재 C & 우방은 채권단공동관리(워크아웃)를 신청한 상태다. 이 지역 건설업계의 사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다.

'4대강 정비사업'에 마지막 '희망'을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낙동강 유역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가 공사물량의 60% 이상을 지역업체에 맡기기로 한 것. 건설업 활성화와 고용창출로 '암담한' 현실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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