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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 5억4천씩 챙기고, 세입자는 '턱없는 보상'

입력 2009. 01. 29. 08:11 수정 2009. 01. 2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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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용산 참사 지역' 땅·건물주만 개발이익

상가 세입자 2500만원, 주거 세입자 1600만원씩

감정평가서 권리금 아예 빠지고 시설비는 일부만

철거민 참사가 일어난 서울 한강로2가 용산 4구역 재개발지역 조합원들은 1인당 5억4000여만원의 개발이익을 얻은 반면, 주거·상가 세입자들은 불과 1680만원·2500만원의 보상금을 받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이나 땅을 소유한 조합원들은 재산의 몇 곱절에 이르는 이익을 얻었으나, 세입자들은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에도 훨씬 못미치는 보상금을 받고 쫓겨났거나 수천만원의 보상금 차액을 보전하고자 발버둥치다 참변을 당한 것이다.

이런 사실은 현재의 도시 재개발 방식이 빈부격차를 더욱 증폭시키며 사회적 통합을 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주거권과 생명권 등 인간의 기본권리마저 짓밟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주거문제를 연구하는 시민단체인 성북주거복지센터가 28일 추산한 '용산 4구역 개발이익'을 보면, 이 지역 조합원 1인당 평균 개발이익은 5억4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센터는 해당 구역 조합원 327명이 소유한 토지와 건물 평가액을 5564억600만원, 재개발이 완료됐을 때 벌어들이는 수익인 최종 권리가액을 7349억100만원으로 추산했다. 개발이익률이라고도 하는 비례율은 132.08%로 나왔다. 비례율은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반분양을 통해 조합이 벌어들이는 수익 등을 포함한 총수익금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을 종전의 건물과 토지 등 자산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이에 반해 주거 세입자들은 주거이전비와 이주비 등으로 가구당 평균 1680만원, 상가 세입자들은 휴업 보상금 등으로 가구당 2500만원의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주원 성북주거복지센터 지역사업국장은 "조합이 주거 세입자 456명에게 책정한 주거이전비와 동산이전비가 76억원으로 파악됐다"며 "가구당 평균 1680만원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용산구청은 "지금까지 보상이 완료된 상가 세입자 350명에 대해 85억1천여만원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가구당 평균 2500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된 셈이다. 감정평가에 권리금은 아예 빠져 있고, 시설비도 일부만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2004년 6월부터 132㎡(40평)짜리 식당을 경영해 온 김정기(47)씨는 권리금 4500만원에 인테리어 비용으로 3000만원을 들였으나, 그가 조합으로부터 받은 '보상협의 요청서'에는 세부적인 설명 없이 "보상가로 책정된 금액이 2760만원"이라고만 적혀 있다. 김씨는 "물가도 많이 올랐고, 재개발 광풍으로 주변 지역 시세가 모두 뛰어 조합이 제시한 보상금으로는 다섯 평짜리 식당도 못 차린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노래방을 운영한 임기옥(53)씨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권리금 8000만원에 인테리어 비용 7000만원을 들여 노래방을 열었으나, 조합이 임씨에게 책정한 보상금은 4489만원에 불과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과 8월 두 차례 조합에 "보상가가 너무 낮게 나왔다"며 "감정평가를 다시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주원 국장은 "조합원들은 개발이 결정되는 것만으로도 5억4000만원의 이익이 생기며, 개발이 완료되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더 큰 개발이익을 얻게 된다"며 "이에 비해 세입자들은 생존권과 주거권을 박탈당한다. 세입자들이 극단적으로 저항하게 된 데는 이런 부의 쏠림 현상이 큰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용산 4구역은 현재 전체 세입자 890명 가운데 주거 세입자의 5.7%, 영업 세입자의 19.3%가 아직 보상금에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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