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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건당 뇌물 16억원..시공사-조합 '상습 결탁'

입력 2009. 02. 12. 18:43 수정 2009. 02. 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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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재개발·재건축사업지에선 뇌물·횡령 등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조합원 간 갈등이 발생, 소송으로까지 번지기도 하고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전문가들은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민간이 개발이익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하는 점'과 '공공기관의 관리·감독이 소홀한 점' 등을 꼽았다.

비리·부패의 피해자는 조합원과 아파트·상가 등을 분양받는 시민들이다.11일 경제정의실천운동연합에 따르면 2003~2006년 분양계획이 완료된 사업지구에서 발생한 99건의 비리사건에서 건당 16억여원의 뇌물이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돈은 고스란히 공사비·분양가에 보태지는 것으로 시민들은 그만큼의 피해를 보는 셈이다.

서울 은평구 응암재개발 9구역 재개발조합 임원으로 일하다 최근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아 재개발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권모씨는 관련 비리를 조목조목 폭로했다.

권씨는 이날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감정평가업체 선정 과정에서 임원들이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는 등 비리를 저지르는 것을 보게 됐다"며 "이대로 재개발을 추진하면 주민들에게 손해만 끼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권씨는 조합의 뇌물 수수에 대해 서부지검에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청주지검은 지난달 20일 사업 시행권을 미끼로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 청주 모 조합 조합장 채모씨(58)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 북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서울 태릉 ㅎ아파트 재건축 과정에서 철거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합장 박모씨와 조합 임원 등을 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7월에는 전주시의회의 한 의원이 건설업체로부터 전주 다가지구 주택개발사업과 관련,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3500만원을 받았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 구로동 아파트 재건축조합장 ㅇ모씨는 지난해 8월 불법으로 설계를 변경해주고, 서류를 조작해주는 대가로 건설업체로부터 4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한국도시연구소 홍인옥 책임연구원은 "재개발사업의 근본적인 한계는 공공사업임에도 민간이 개발 이익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뉴타운·재개발사업 관련 비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남은경 부장도 "재개발·재건축은 막대한 이익이 걸린 결정권이 대부분 조합장 등 일부에게 집중돼 있다"며 "건설회사 등이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 시공사로 선정되려고 하다보니 비리가 끊이지 않고, 그 금품은 결국 사업 비용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비리를 저지른 조합 임원에 대한 형사책임을 무겁게 하고, 시공·철거업체 등의 선정 기준과 절차 역시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관련 법이 정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남은경 부장은 "주민들이 건설 회사에서 돈을 빌리고, 또 그 건설회사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주민들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고 건설 회사에는 시공만 맡기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김기범기자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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