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속수무책'..당국 깊어가는 고민

오상용 2009. 2. 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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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보유고 아끼고 시간벌며 `긴 싸움`에 대비

- 1500원 = 외환당국 민감대?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달러/원 환율이 6거래일 연속 오르며(원화 약세) 달러당 1450원을 넘어섰다. 국제적으로는 2차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데다, 대내적으로는 북한 미사일 위협과 외국인의 주식시장 이탈, 우리은행 콜 옵션 불이행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엿새만에 70원 넘게 오르는 급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외환당국의 분위기는 조심스럽다.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뿐 공격적인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와 외환시장 불안감이 당국의 한두차례 개입으로 끝날 싸움이 아닌지라 적극적인 달러매도 개입에 나서기도 부담스런 상황이다. 지난해 7~8월 `도시락 폭탄식` 외환시장 개입이 별 성과 없이 외환보유고만 축내는 결과를 낳았던 경험도 뇌리에 남아있다.

정부내 일각에선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가 다소 진정되면 외환시장내 쏠렸던 기대심리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달러/원 환율이 다시 가파르게 치솟으며 1500원선을 넘보자, 2기 경제팀의 환율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 "긴 싸움..일희일비 안 해"

"환율을 자꾸 건드리면 문제가 커진다. 시장에 충격을 주면 안 된다" 지난해 11월 페루를 방문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외환당국의 스탠스가 공격적 개입에서 외환보유고를 아끼며 긴 싸움에 임하는 장기전에 돌입했음을 명시적으로 확인시켜준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실제 MB정부 출범초기였던 지난해 3월 2642억 달러에 달하던 외환보유액은 10월말 2122억달러로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외화자금을 공급한 까닭도 있었지만 300억달러 안팎의 보유고가 환율을 잡는데 투하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율은 얼마나 안정됐을까? 결과는 참담하다. 지난해초 900원대 초반이던 환율은 작년 10월이나 지금이나 1500원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강만수 경제팀의 환율정책 실패를 잘 알고 있는 2기 경제팀은 그래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긴 싸움이다. 일희일비 해서는 안된다"는 말로 외환당국이 처한 상황을 대변했다.

◇ 외환보유고 아끼며 시간벌기

실탄을 아끼며 장기전에 대비한다는 외환당국의 스탠스는 2기 경제팀 출범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윤 장관은 환율 정책과 관련해 "시장기능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며 "다만 투기세력 개입에 대한 확신이 서거나 쏠림 현상이 심할 경우에는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에 나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즉 `환율은 우리 경제펀더멘탈과 시장수급을 제대로 반영해 움직이도록 하되, 지나친 쏠림으로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미세조정에 나선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그러면서 가격 변수인 환율 자체 보다는 수출입금융과 외화자금시장 여건을 개선해 외화 유동성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외환보유고와 관련해서도 "지금은 적극적 활용 보다는 보유액 확충에 더 신경을 쓸 시점"이라는데 방점을 찍었다.

◇ 1500원..외환당국의 민감대(?)

그러나 환율이 꾸역꾸역 오르며 1500원선에 다가서자 당국의 셈도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환율)방어선은 있을 수 없고, 시장의 오판을 방지하고 급변동시 충격을 줄여나갈 뿐이라는 것이 외환당국의 공식 입장이지만, 1500원은 지난해말 이후 당국의 입술을 마르게 했던 환율 민감대다. 이날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450원과 1460원을 찍을 무렵 정부가 달러매도 개입에 나선 것 같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단 공격적인 물량 투입 보다는 당분간 외환시장을 주시하며 미세조정에 그칠 공산이 크다.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 힘들 때는 패를 펼쳐보이기 보다 아낄 때 상대방(시장참여자)의 긴장감도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시장이 불안해 하는 부분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안심시켜 나가는 것이 (돌아가는듯 해도)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허경욱 차관도 이날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해 "환율 변동성은 커졌지만 (외화) 유동성 문제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했다. 그는 "올해 경상수지가 1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의 해외차입이 재개됐고, 2000억달러가 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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