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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성적조작'..힘받는 일제고사 폐지론

입력 2009. 02. 21. 10:00 수정 2009. 02. 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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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성적나쁜 학생 시험제외 등 부작용 심해질 것"

올해 3·10·12월 세차례 시험 남겨둬 우려 확산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의 '성적 조작 의혹'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 당국은 올해도 초·중학생 대상 전국 일제고사를 세 차례나 치를 예정이어서 또 이런 혼선을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0만명 넘는 학생들을 한꺼번에 시험을 치르게 하는 '일제고사'라는 성격에서 비롯한 구조적 문제인 만큼, 학업성취도 평가의 '폐지론'이 힘을 받고 있다.

20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자료를 보면, 교과부는 오는 3월10일 전국 초등 4학년~중 3학년 학생들에게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일제히 치르도록 할 예정이다. 대학 수학능력시험 응시자의 다섯배 가량인 270만여명이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등 5개 과목 시험을 치른다. 10월13일엔 초등 3학년생 대상의 기초학력 진단평가와 동시에, 초6·중3 학생 대상의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다. 12월23일엔 중1·2년생 대상의 전국 학력평가가 예정돼 있다. 이처럼 일제고사를 반복하며 학교별 성적 순위까지 매기려는 정책 때문에, '학력을 제대로 평가해 격차를 줄이겠다'는 목표는 온데간데없고 이번 파문 같은 갖가지 부작용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지난해 3월 중1년 대상의 전국 일제고사는 시·도교육청이 결과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학생들에게 학교·지역 평균과 함께 등수를 매긴 성적표를 나눠주면서, 사교육 업체와 일부 언론을 통해 지역과 학군에 따른 서열이 매겨졌다. 교육 당국이 성적을 공개하지 않아도 성적 줄세우기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이런데도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3월 시험엔 도달·미도달 여부만 적힌 성적표만 줄 계획"이라며, 일제고사 강행 뜻을 밝혔다.

이번에 파문을 빚은 10월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가 올해도 치러지면, 지난해보다 성적을 조금이라도 더 올려야 하고 다른 학교들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부담이 작용하며 '점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 명확하다. 교과부가 채점 방식, 집계과정 등을 정비하겠다고 하지만, 학생 성적 향상도를 교장 승진이나 교원 전보 등 인사와도 연계하겠다는 정책 아래서 이번 같은 '그릇된 경쟁'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김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는 "학생 점수, 학교 평균점수를 올리려고 컨닝을 눈감아 주거나 성적 낮은 학생들을 평가에서 제외하는 것 같은 비교육적 행태가 속출하고 성적 조작·왜곡도 더 치밀해질 수 있다"며 "시험 관리 감독 강화 수준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전국 일제고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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