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토 히로부미를 '오늘의 인물' 선정했다 삭제

입력 2009. 3. 2. 16:47 수정 2009. 3. 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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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네이버 '오늘의 세계인물'에 선정된 이토 히로부미가 소개된 화면.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3·1절 다음날인 2일 '오늘의 세계인물' 코너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선정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네이버 '오늘의 세계인물'은 정치, 경제, 문화, 과학,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을 선정해 그들의 일생을 소개하는 코너다. 네이버의 코너 소개 글에는 '도서 평론가들과 시인들이 책 속의 위인들에 숨결을 불어 넣어 매일 내놓는 신선한 이야기'로 '하루 한 사람의 일생과 그 일생을 담은 명저들을 소개한다'고 씌여 있다.

문제는 이토 히로부미를 선정한 날이 공교롭게도 3·1절 다음날이라는 점이다. 이토 히로부미가 1906년 3월 2일 초대 대한제국 통감으로 부임했다는 사실 때문에 이날의 세계인물로 그를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루 전인 1일이 3·1절 90주년을 맞이한 점을 감안할 때 '부적절한 선정'이었다는 비판 의견이 많았다. 그동안 '오늘의 세계인물'에 소개된 이들이 독일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니체,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 명왕성을 발견한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 등 세계적인 위인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도 비슷한 맥락이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관계자는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도 있고 해서 경각심을 고취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이라며 "하지만 비판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삭제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위인의 개념으로 간주해 오늘의 인물로 선정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네이버가 올린 오늘의 인물 관련 내용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목은 눈에 띄지 않았다.

'부적절 선정' 논란이 확산된 2일 오후 네이버 '오늘의 세계인물' 코너에 이토 히로부미 소개글이 삭제돼 있다.

하지만 이토 히로부미가 '오늘의 세계인물'에 선정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네티즌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글 내용과 상관 없이 3·1절 다음날 이토 히로부미를 네이버의 전면에 배치한 것은 국민 정서상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항의성 댓글이 400여개 올랐으며,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 등에서도 네티즌들의 논란이 확산됐다.

한 네티즌은 "오늘 같은 날은 독립 투사를 소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고, 또 다른 네티즌도 "3·1절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최대 포털 사이트에서 왜 이런 인물을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NHN 관계자는 "당초 기획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오후 소개 코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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