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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협상 흐름바꾼 '박근혜 파워'

입력 2009. 03. 02. 17:52 수정 2009. 03. 0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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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팽팽한 대치상황에서 한나라 힘실어줘 타결 촉발(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힘이 또한번 증명됐다.박 전 대표는 2일 오전 본회의장앞을 찾아 미디어법 직권상정 등을 요구하며 밤샘 농성을 벌인 의원들을 격려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그동안 미흡한 부분에 대해 상당히 많은 양보를 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려 노력을 많이 했다"고 평가한 뒤 미디어법 처리시한 명기와 관련해선 "야당이 그 정도는 합의해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야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김형오 국회의장 중재안에 대해선 "상당히 고심한 내용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문제는 시기를 못박지 않은 것인데, 그 정도는 야당이 받아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그간 한나라당의 합의처리 노력을 인정하는 발언으로 지도부의 강행처리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 중재안을 평가하면서도 시기 부분에 있어 야당의 양보를 촉구하는 나름의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 박 전 대표의 발언 직후 여권의 강경기류엔 한층 힘이 실렸고, 김형오 의장은 박희태 대표 등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회동 끝에 방송법 등 15개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민주당이 박 전 대표가 요청한 대로 처리시기를 못박는 방향의 양보안을 내놓으며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상황이 맞물린 셈이지만, 한나라당이 내놓은 미디어법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던 박 전 대표가 일정하게 방향 전환을 보이며 여권의 단결과 야당에 대한 압박이 이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나름대로 내놓은 중재안과 여야 합의 내용이 맥락을 같이해, 나름의 정치력도 입증한 셈이 됐다.

박 전 대표는 지난 연말 쟁점법안을 둘러싼 국회 파행 막바지에도 "한나라당이 국가 발전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서 내놓은 법안이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는 점도 굉장히 안타깝다"면서 당의 강행처리 입장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이후 곧바로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쟁점법안 처리 `로드맵'을 도출, 파행국면이 종결됐었다.

1, 2차 쟁점법안 국회파행이 결국 박 전 대표의 입장 표명 이후 전격 타결된 셈이다.측근들은 일단 "내 입장은 이미 밝혔다"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쟁점법안 강행 처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던 박 전 대표의 입장 변화에 대해, 꾸준히 주변 의견을 수렴하며 본인이 판단한 것일 뿐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공감대를 형성하라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주문이었고, 그간 여야 논의과정과 국회의장이 고심한 부분을 인정한 것"이라며 "법안 내용도 일정한 변화가 있었고, 이제까지 상황을 박 전 대표가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지 특별한 회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 친박 중진은 "묘하게 박 전 대표가 말하면 딱딱 맞아떨어지게 됐다"면서 "다만 박 전 대표가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미디어법의 처리시한 지정이 안 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전향적인 방향을 보여준 것이고, 그대로 됐기 때문에 특유의 정치력을 증명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 입장에서도 이번에 미디어법 처리에 반대했다가는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친박 중진을 비롯해 주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결론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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