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학교 강제 보충수업·자율학습·0교시 부활

입력 2009.03.14. 12:00 수정 2009.03.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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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호영 기자]올해부터 인천 부평지역의 모든 중학교에 7교시 강제 보충수업(방과후학교)이 부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각 학교마다 7교시 방과후학교에 참가하지 않는 학생들은 무조건 자율학습(자기주도적 학습)을 시키는데다 일부 학교에서는 0교시로 방과후학교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중등북부지회(지회장 김명숙)이 3월 10일까지 '2009년 부평지역 중학교의 7교시 방과후학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21개의 학교 중 대다수 학교가 7교시 방과후학교를 진행하거나 추진하고 있었다.

문제는 7교시 방과후학교를 대부분 획일적이고 강제적으로 진행하는데다 불참 시 학부모가 사유서를 제출하게 하고 불참 학생은 한 곳에 몰아넣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상당수의 학교들이 교육과학기술부나 인천시교육청의 '방과후학교 운영방침'을 지키지 않은 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학생·학부모의 수요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개설하고 수요자의 선택에 의해 자율적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는 운영방침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학교구성원 간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운영하고 강제적·획일적 운영을 금지한다는 조항 또한 지키지 않고 있었다.

부평지역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은 3월 1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며칠 전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7교시 방과후학교 수강신청서를 주면서 전교생이 할 거니 안 하면 자율학습을 해야한다고 했다"며 "방과후학교를 한다고 학원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친구들은 없다"고 말했다.

부평지역 한 중학교의 2009년 7교시 방과후 학교 수강신청서. 불참시 학부모 불참동의서 작성과 불참학생은 면학실이나 도서실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게 한 뒤 청소 종례 후 동시에 귀가 시킨다는 문구가 눈에 띤다.

ⓒ 장호영

전교조 중등북부지회 조사자료에 따르면 A중학교는 '학생들의 실력향상과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등 5대 교과 중심 종합반과 특기적성 관련 단과강좌를 7교시에 실시하려고 한다'며 3월 16일부터 7월 10일까지 종합반 9만원, 단과반 4만5천원의 수강료를 받아 종합반 60시간, 단과반 30시간으로 운영한다고 수강신청서를 가정통신문을 통해 발송했다.

수강신청서에는 불참 시에는 학부모 불참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며, 방과후학교 불참학생은 면학실이나 도서실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게 한 뒤 청소 종례 후 동시에 귀가시킨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B중학교는 3월 9일부터 1교시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8시 40분 전교생을 대상으로 방과후학교 교과종합반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0교시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단과반과 특기적성반은 7교시에 진행하고 있다.

C중학교는 수강신청서에 5대 교과목에 대한 종합반만을 적시해 신청을 받고 비희망자 없이 100% 참가하도록 했다. 수준별반 편성도 학생 희망이 아닌 성적별로 편성했다.

이에 대해 해당 중학교 관계자들은 모두 2월 말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 통과됐다고 밝혔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A중학교는 전 학교운영위원을 통해 획일적인 7교시 방과후학교를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B중학교는 심의 결과 수업 시작 전이 아닌 '7교시를 운영해 방과후학교를 실질적으로 운영한다'는 사항만 결정했다. C중학교는 방과후학교가 시작된 후인 3월 16일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를 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부평지역의 각 중학교에서 실상 강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0교시 등이 운영방침을 어기면서까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교육청은 오히려 이를 방치하고 부추기고만 있었다.

인천북부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진행해야 하지만 시교육청 차원에서 2009년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진행하면서 급하게 추진되다 보니 일부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며 "심의를 거치지 못하고 추진하는 곳은 추후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교장단회의에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방과후학교를 활성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학생의 경우 아직 판단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에는 일부 강제성을 띠더라도 추진하고 추후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 고쳐나가면 되지 않겠느냐"며 "부평지역 중학교 교장단 회의에서 결정해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학교장이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명숙 전교조 인천지부 북부중등지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초등학교까지 일제고사가 부활하고 중학교에는 사라졌던 강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0교시까지도 절차가 무시된 채 파행적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며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방과후학교는 당장 중단돼야 하며 교육청은 이를 방치하거나 부추길 것이 아니라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