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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대법관, 자진사퇴 숙고

입력 2009. 03. 16. 23:45 수정 2009. 03. 1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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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회부 이재웅 기자]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촛불사건에 대해 사실상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이 있었다는 내용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사안을 사법부 독립과 관련해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대법관을 공직자윤리위에 회부함에 따라 신 대법관의 자진사퇴 표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법원 진상조사단은 16일 오후 3시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이번 사태가 사법부 독립을 저해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신 대법관의 행위가 재판 진행에 관여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광범위한 재판개입 =진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 대법관의 부적절한 언행은 광범위하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진상조사단은 먼저 신 대법관이 지난해 10월 13일 서울중앙지법의 한 형사단독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사건의 보석재판에 관해 언급한 것은 재판 내용에 관여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이었던 신 대법관은 이날 해당 판사에게 "시국이 어수선할 수 있으니 보석을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당시는 형사단독판사가 진보연대 박석운 상임위원장과 촛불집회 관련 혐의로 구속된 나 모씨를 보석으로 석방한 직후의 시점이다.

조사단은 신 대법관이 지난해 10월 14일과 11월 6일, 같은달 24일에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대해서도 "재판 진행에 관여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진행을 독촉하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이메일을 반복적으로 보냈고, 실제 그같은 취지로 이해한 법관이 일부 있었고 판사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는게 진상조사단의 결론이다.

촛불사건 '몰아주기 배당' 의혹에 대해서도 "배당은 배당 주관자의 임의성이 배제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배당예규의 취지를 벗어나는 사법행정권의 남용"이라고 조사단은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이와 관련,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이었던 허만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일부 사건에 대해 배당기준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못한 점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사상 첫 대법관 윤리위 회부 =진상조사단이 신영철 대법관 파문에 대해 '정당한 사법행정' 보다는 '부적절한 재판개입'에 무게를 싣는 조사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이용훈 대법원장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이번 사건을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에 회부했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는 법관이 관련된 비위 사건으로 사안이 중대해 대법원장이 부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심의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향후 심의 결과에 따라서는 대법원장의 청구를 거쳐 신 대법관을 징계위에 회부할 수도 있다.

대법원은 후속조치로 사법부 독립을 확립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도 모색키로 했다.

금명간 거취표명 예상 =촛불재판 개입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이어 신 대법관이 윤리위 회부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그에 대한 사퇴압박은 법원 안팎에서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교수나 언론인, 법관 등으로 구성되는 윤리위는 향후 논의 결과에 따라 신영철 대법관을 징계위에 회부할 수도 있다.

법관의 사퇴는 탄핵에 의해서만 가능하지만, 대법관으로서 윤리위나 징계위의 심의를 받는 것 자체가 커다란 불명예일 뿐 아니라 거취표명이 늦어질 경우 사법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금명간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신 대법관은 16일 오후 진상조사단의 발표 직후부터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거취표명 시기를 놓고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을 비롯한 정치권 일각이나 보수진영의 반발도 사퇴 결심을 어렵게 하는 요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소집되는 국회 법사위에서는 신 대법관의 거취를 둘러싸고 여야간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헌재소장 접촉 등 논란 여전 =대법원 진상조사에서 신영철 대법관이 위헌제청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요구할 목적으로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을 접촉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조사단은 이날 발표에서 "신 대법관이 지난해 10월 13일 예고도 없이 헌재로 찾아가 이강국 소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당시 상황과 관련, "신 대법관은 헌재소장이 사건이 접수되기 전이라 위헌제청된 사실도 몰랐고, 헌재에서 이뤄지는 절차는 주심 재판관들이 하는 것이지 헌재소장이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덕담 정도 하고 말았다"는 해명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 대법관이나 헌법재판소 측은 이미 "기억이 안난다", "그런 사안과 관련해 신 대법관을 만난 적도, 요청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한 바 있어 헌재 방문을 둘러싼 의혹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참여연대나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신 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사법부 독립을 위한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신 대법관과 허만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점이 더욱 명확해 졌다"며 "상급자에 의한 재판개입이나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법관의 독립적 재판이 침해받지 않도록 제도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leejw@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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