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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누리집 '익스플로러 8' 쓰면 먹통

입력 2009. 03. 27. 08:20 수정 2009. 03. 2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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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홈택스·나라장터·네이스 등

새 웹브라우저에 호환 안돼

옛 버전 그대로 사용 권고도

고등학교 1학년인 유한별군은 26일 평소처럼 서울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을 피시에 내려받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유군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19일 내놓은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 8'의 속도가 빠르고 웹 표준을 준수했다는 말을 듣고 설치했는데, 익스플로러 8에서 수능방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소프트웨어 업체 대표 김아무개(43)씨도 조달청이 발주한 웹 표준화 사업 입찰 결과를 확인하려다 마찬가지 상황에 부닥쳤다. 익스플로러 8에서는 국가 종합 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조달청은 지난 20일 공지를 올려 "엠에스 익스플로러 8에서 액티브엑스 기능을 쓸 수 없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중인 익스플로러 6, 7을 그대로 쓰라"고 안내했다.

이뿐만 아니다. 국세청의 인터넷 세무서비스인 홈택스도,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행정정보 시스템(네이스)도 익스플로러 8에서는 가동되지 않는다. 정부가 운영하는 은행·보험 서비스인 우체국 금융도 먹통이 됐다. 엠에스의 특정 상품을 유일하고 보편적인 환경으로 상정해 온 정부의 웹서비스가 엠에스의 신제품 출시로 하루아침에 먹통이 된 황당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웹브라우저는 보안상의 이유로, 새 버전이 나오면 이를 쓰는 게 상식이다. 엠에스 본사는 익스플로러 8 배포 일정을 잡을 때도 액티브엑스를 위한 호환성 작업을 해야 하는 한국의 특수 상황을 고려해, 전세계 동시발표 일정을 한국에 맞춰 조정했지만 윈도 비스타 때에 이어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했다. 액티브엑스는 엠에스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보안 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외국과 달리 국내 사이트 대부분은 이용자들에게 액티브엑스를 쓰도록 강요해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기 힘든 현실이다.

한국엠에스 관계자는 "정부의 모든 서비스를 새 브라우저에 맞춰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동시에 지원할 수 없다"며 "대법원의 등기부 전산망,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 등의 호환성을 먼저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정부의 어떤 서비스들이 익스플로러 8에서 작동하지 않는지 파악도 못한 상태다. 행안부 정보화지원과 관계자는 "지난 2월 말 각 행정기관에 익스플로러 8에 맞춰 준비를 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면서도 "이행 상황은 점검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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