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대학생-중국 유학생 '알바 전쟁'

김지환기자 입력 2009.04.27. 16:58 수정 2009.04.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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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PC방·호프집 등 유학생이 대다수 차지

대학 등록금 연 1000만원시대에다 경제불황으로 휴학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들간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놓고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인천지역 대학가 음식점이나 PC방 등 소위 3D 아르바이트 자리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진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호프집이나 바(bar)의 경우엔 이들 유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26일 오후 인천대 재학생 ㅇ씨(24·여)는 학교 앞 중국음식점에서 낯익을 얼굴들을 마주쳤다. 함께 수업을 듣는 중국 유학생들이 음식점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것이다. 이씨는 가게 종업원 모두 중국 유학생이라는 얘길 듣고서야 '이젠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하대 재학생 ㄱ씨(23)는 지난 한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학교 인근 음식점 등을 찾아 다녔지만 지금까지도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구하기도 힘들었지만 그나마 있는 곳은 근무 시간이 빡빡한데다 시험기간에도 해야 한다고 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와 달리 중국인 유학생들은 밤늦게까지 일 할 뿐 아니라 시험기간에도 빠지지 않고 일을 하기 때문에 업소 주인들이 선호하고 있다.

인하대 재학중인 중국인 유학생 ㄱ씨(23·여)는 "한국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업소를 위주로 주로 찾아 다니고 있고 한번 일을 시작하면 평일, 휴일, 심지어 시험기간에도 나가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ㄱ씨는 2007년 인하대 입학 이후 고기 집 등지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며 꼬박 2년 동안 자신의 학비와 용돈을 벌어왔다.

인근 바에서 일하는 중국인 조선족 A씨(24·여·길림성)도 "바는 저녁 9시부터 새벽 2∼3시까지 일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인 학생들의 지원이 별로 없는 편"이라며 "힘은 들지만 한국말이 익숙한 유학생만 뽑기 때문에 조선족에겐 선호대상 업소"라고 말했다.

인하대 인근 고기 집을 운영하는 ㄴ씨(30)는 "주말에 일손이 부족하면 중국 유학생들은 한국 학생과 달리 시험기간에도 나와 일을 돕는다"며 "한국학생들은 시급이나 근로기준법을 따지는데 중국 유학생들은 허드렛일은 물론 묵묵부답으로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인하대생 ㄱ씨(27)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탓할 수는 없지만 취업도 힘든데 아르바이트자리까지 빼앗기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정책도 좋지만 등록금 1000만원 시대에 살고 있는 한국 대학생들을 위한 대안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004년 1만7000여명이던 외국인 유학생 수는 올해 7만여 명으로 4배 이상 크게 늘어났다.

반면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5~29살 청년실업자 수는 모두 37만5000명(실업률 8.8%)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2000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김지환기자 kjh1010@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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