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해외IB '코리아 띄우기' 왜?

입력 2009.04.27. 17:29 수정 2009.04.2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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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관적"→"침체없다"전문가들 "IMF때와 달리 우리 사정 몰라… 과신 말아야"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이 크게 달라졌다. 마치 한국이 위기의 진원지라도 되는 듯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내던 얼마 전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최근 며칠 새 경쟁적으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을 높이거나, 우리 경제의 잠재력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달라진 해외 시선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불과 한두 달 새 우리 경제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4개 해외 투자기관들은 27일 약속이라도 한 듯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가 당초 -4.5%에서 -3.0%로 높여잡은 것을 비롯해 도이체방크(-5.0% →-2.9%) 메릴린치(-3.6% →-3.0%) 크레딧스위스(-4.1% →-2.7%) 등도 대체로 올해 한국 성장률이 -3%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22일)와 UBS(24일)에 이은 조치다.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은 해외 투자기관들이 우리나라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시점이다. 대부분 한국은행이 1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 직후에 성장률을 높여 잡았다. 우리 정부나 국내 연구기관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외국인들에겐 '성장률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1분기 실적 확인 후 투자은행(IB)과 외신의 극찬이 쏟아진 것만 봐도 그렇다. "한국은 당초 예상과 달리 경기침체를 경험하지 않은 셈이며 앞으로도 피해갈 수 있는 극소수 나라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모건스탠리) "한국은 2분기에 수출과 제조업 분야가 상당히 회복될 것이다"(씨티그룹)…. 언제 이들이 곧 환란에 버금가는 위기가 닥칠 것 같은 위기감을 조성했었나 싶을 정도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제 그들이 한국 경제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환위기 때만 해도 우리가 글로벌 금융와 부실 채권이 뭔지도 잘 몰랐기 때문에 해외기관들이 우리나라 사정을 더 잘 알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전문성의 차이가 없는 마당에 해외기관들이 우리 내부 사정을 더 잘 이해할 수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리 경제가 특별히 나아졌다기보다, 상대적인 비교 우위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다. 국가들간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나은 투자처를 물색해야 하는 투자기관 입장에서 보면, 모두가 마이너스 늪에서 허덕일 때 한국만 전기비로 플러스 성장을 했다는 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외기관들이 제시하는 수치 하나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은 "해외기관의 전망이 객관적일지는 몰라도 정확도 면에서 국내기관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 경제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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