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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PC업체의 세계정복..에이서의 성공비결

이규창 기자 입력 2009. 06. 29. 15:21 수정 2009. 06. 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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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규창기자]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PC를 납품하던 대만의 무명 업체 에이서(Acer)가 이제 세계 PC 시장의 2인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에이서는 지난해 전세계 PC 시장 점유율이 3%p 증가한 10.9%를 기록했다. 이는 휴렛패커드(HP)와 델(Dell)에 이어 3위의 기록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레노보에게 뒤져있던 에이서는 2007년 하반기부터 시장점유율이 급성장하며 레노보를 멀찌감치 따돌렸고, 2위 델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해 두 업체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 1분기 에이서의 시장점유율이 11.6%로 상승한 반면 델은 13.6%로 낮아졌다. 1위 HP가 20.5%로 멀찌감치 떨어져있지만 2위와 3위의 차는 그리 크지 않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에이서가 올해 델을 추월해 세계 2위 PC 업체로 올라설 태세"라면서 "역전에 성공할 경우 그 앞엔 HP만 존재하며 해외 기업들중 어느 누구도 이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IDC에 따르면 에이서가 이미 유럽에서는 2위 자리를 굳혔으며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조사에서도 델과 에이서가 1분기 미국 시장에서 동률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의 안방에서 현지 업체들과 선두를 다투게 된 에이서의 성공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데스크톱 대신 노트북…전략적 선택 적중

대만의 IT 기업들은 대부분 호황과 불황의 비정상적인 반복으로 고충을 겪어왔다. D램 업계는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과의 '치킨게임'에서 번번이 패배를 맛봤다.

에이서도 근 15년간 해외 PC업체의 OEM 생산과 자체 브랜드 생산을 병행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다, 2000년 이후 노트북 생산에 주력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게 됐다.

당시만 해도 개인용 노트북PC에 집중한 에이서의 선택은 의문을 자아냈지만, 곧 PC 시장이 데스크톱에서 노트북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에이서의 전략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또한 HP와 델이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직계열화를 추진한 것과 달리, 에이서는 기업과 소매업체 등 도매 판매에 주력했다.

이는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구성 사양을 변경하는 데스크톱과 달리, 몇 가지 모델로 통일해 대량 생산하는 노트북에 적합한 전략이다.

또한 에이서는 도매를 통한 판매망 개척에 주력하면서 HP, 델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뒤지면서도 넓고 깊게 판매망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저가 매력…경기침체에서 강점 부각

특히 에이서를 급부상시킨 것은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였다. 기업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PC 구입을 미루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은 저가형 모델인 '넷북'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매출에서 기업용 PC 비중이 컸던 델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된 반면 저가형 노트북에서 다년간 입지를 다져온 에이서는 지난해 PC 업계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던 넷북 시장에서 선전을 했다.

작년 4분기 이후 HP의 PC사업부 매출액은 19% 감소했고 델은 30% 가까이 급감했다. 그러나 에이서의 매출액은 7~8% 감소하는데 그쳐 불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에이서의 지안프란코 란시 사장은 "세계 최대 PC 시장인 미국, 중국을 개척해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트북,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제조업에도 뛰어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규창기자 rya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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