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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모욕죄 유보에 인터넷업계 안도

입력 2009. 07. 23. 06:04 수정 2009. 07. 2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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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테러 대처안 표류 장기화 우려도(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국회에서 미디어 관련법이 전격 통과되는 와중에 사이버모욕죄를 근간으로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제외된 것에 대해 인터넷업계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은 신문법과 방송법 개정안 등 미디어 관련법과 한데 묶여 국회 안팎에서는 직권상정 후 통과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었다.

한 포털 업계 관계자는 23일 "정보통신망법이 미디어법 속에 포함되는 분위기여서 직권상정을 우려했었다"면서 "업계에서는 독소조항이 많다고 판단했지만 미디어법에 관한 여야 간 밀고당기기 속에서 전혀 논의가 안 돼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여야 간에 수정안이 나왔던 미디어법과 달리 정보통신망법은 미디어법 논란에 묻혀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직권상정됐다면 원안대로 통과됐을 가능성이 컸던 점에 대해 우려했던 것.

인터넷 업계에서는 사이버모욕죄 등의 도입은 기업의 경영환경을 악화시키고 인터넷공간의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오는 23일부터 시행되는 강화된 저작권법으로 누리꾼들의 위축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인터넷의 다양성과 역동성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저작권법 강화로 누리꾼들의 자기검열이 심화된 상황에서 사이버모욕죄까지 적용되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토론문화 등 인터넷 고유문화가 상당히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이버모욕죄는 위헌 소지도 있다"면서 "개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막히는 셈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업계가 이처럼 좋아하는 이유는 사이버모욕죄가 도입되면 기업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사이버망명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포털이 상당수의 인력과 예산을 모니터링에 투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모니터링 의무화는 엄청난 경영적 부담을 덧씌우는 일"이라며 "모니터링으로 누리꾼들의 게시물을 과도하게 삭제하게 되면 이용자들의 반발도 심해져 사이버망명 바람이 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론도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우려할 만큼 파장이 크게 일지 않고 인터넷 문화가 한층 성숙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누리꾼이 법에 저촉될 정도의 게시물을 올리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문제 있는 글들에 대해 사이버모욕죄가 적용되고 모니터링이 들어가면 인터넷 역기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도의 한숨을 쉬는 인터넷 업계와 달리 보안업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회가 정상화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상임위 단계에서 논의가 시작된다면 지난해 12월 정부가 사이버 보안을 골자로 제출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한나라당 개정안과 병합심의돼 정쟁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개정안은 악성코드에 대한 삭제 요청권과 침해사고 발생 시 망 접속요청권 등 사이버테러에 대비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으로 구멍 뚫린 보안망을 가능한 한 빨리 메워야 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보안 사안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과 함께 논의된다면 정쟁에 휘말려 통과는 요원해질 것"이라며 "시급한 현안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분리해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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